조훈 지니뮤직 대표이사가 5G기술과 케이팝이라는 양 날개를 바탕으로 실감형 콘텐츠사업에 힘을 싣는다.

지니뮤직 실적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와 음악 콘텐츠를 원천 자산으로 비대면, 온라인시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영역에서 성장의 기회를 보고 있다.
 
'보는 콘텐츠' 강조해온 지니뮤직, 조훈 5G와 K팝으로 실감형 진격

▲ 조훈 지니뮤직 대표이사.


11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투자시장에서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과 사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모델을 구축한 대표주자로 꼽히는 미국 모바일게임회사 로블록스는 이날 뉴욕 증시에 직상장했는데 거래 첫날 주가가 54.4% 뛰었다. 단숨에 시가총액이 51조 원을 넘는 기업이 됐다.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를 인터넷환경에 펼친 가상세계를 뜻한다. 

지니뮤직의 사업영역으로 예를 들면 보통 실감형 음악 콘텐츠라고 말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기술을 적용한 온라인 콘서트 등이 메타버스와 연결될 수 있다. 

지니뮤직도 최근 메타버스, 가상현실 콘텐츠 관련 기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20% 넘게 뛰었다. 

지니뮤직의 기존 음원유통과 서비스사업은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음원서비스 이용권은 비싸도 한 달 1만 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국내 음원서비스시장은 스포티파이까지 가세하면서 유료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실감형 콘텐츠시장은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온라인 콘서트뿐 아니라 5G와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영상통화 등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와 형식의 상품과 유료서비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조 대표가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버추얼 플레이(Virtual Play, VP)앨범’에 힘을 싣는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지니뮤직은 가상현실기술기업 알파서클과 손잡고 아이돌그룹 마마무에 이어 SF9의 버추얼 플레이앨범을 제작해 11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버추얼 플레이앨범은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기술 등을 적용해 가수의 음원 하나하나를 가상의 콘서트처럼 즐길 수 있게 제공한다.

예전에는 소리만 나오던 음악 콘텐츠가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메타버스 콘텐츠로 발전한 것이다.

지니뮤직은 이번에 두 번째 버추얼 플레이 앨범을 내놓으면서 아예 전용 애플리케이션 ‘버추얼 플레이’도 내놨다.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의 변화로 보는 음악의 영역이 크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실감형 콘텐츠사업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2019년 3월 대표에 오른 뒤 듣는 음악을 넘어 ‘보는 콘텐츠’사업을 강조해왔다. 

조 대표는 취임 뒤 지니뮤직 플랫폼 개편을 통해 ‘뮤직’ 메뉴 바로 옆에 ‘TV’ 메뉴를 뒀다. 보통 가상현실 콘텐츠를 말하는 VR이 아닌 VP라는 이름도 조 대표의 아이디어다.

조 대표는 2019년 12월 버추얼 플레이앨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형 실감음악 콘텐츠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듣고 보고 실감하는 가치를 세계 음악팬들에 전달하겠다”며 2024년까지 5년 계획의 실감형 콘텐츠 생태계 구축 전략을 공개했다.

지니뮤직은 케이팝 콘텐츠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5G 바탕의 가상형 실감음악서비스를 고도화해 세계 케이팝 팬덤을 대상으로 버추얼 플레이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모기업인 KT와 가상현실사업 관련 협업을 추진하고 대주주인 LG유플러스, CJENM과 협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니뮤직은 올해 사내이사진까지 새롭게 구성하며 이런 가상형 실감음악 콘텐츠사업에 속도를 낸다.

지니뮤직은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규철 KT 그룹경영실 그룹경영1담당, 이선 원펙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최윤호 LG유플러스 5G서비스사업담당 등을 새로운 사내이사에 선임한다. 

현재 지니뮤직의 사내이사는 조 대표와 김민구 LG유플러스 5G서비스사업담당 둘 뿐인데 이사회 진용이 크게 보강되는 셈이다

이선 대표는 CJENM 음악콘텐츠사업부 부장을 역임했고 최윤호 LG유플러스 상무는 5G서비스 가운데서도 가상현실서비스사업을 담당한 인물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앞으로 버추얼 플레이앱을 초고화질 가상현실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지니뮤직은 버츄얼 음악 콘텐츠 구현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이 아티스트와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니뮤직은 2020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2469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을 냈다. 국내외에서 케이팝 음원유통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41%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