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정부는 항공업계 최대 현안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원활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데스크리포트] 3월 기업 동향과 전망-항공 해운

▲ 정부는 항공사 간 운수권·슬롯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개선을 통해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세계 항공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양대 국적사 통합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1일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외교채널을 통해 해외 기업결합심사 등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통합절차 진행을 지원하고, 항공사 사이 운수권과 슬롯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 개선을 통해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2천억 원가량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들 LCC에서는 올해 3분기까지 약 2천억 원 수준의 자금 부족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대해 실사 등을 거쳐 지원 시기와 규모를 정할 계획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필요하면 모회사를 통해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에어프레미어와 에어로케이 등 신생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자금지원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 감소했다. 국제민항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에 따르면 항공 수요 회복까지는 2∼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

◆ 대한항공


서울 송현동 부지를 둘러싸고 반목한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으로 합의 수순을 밟고 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 사이 송현동 부지 처리를 놓고 진행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11일 혹은 12일 중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 합의식을 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합의는 서울시의 요구를 결국 대한항공이 수용한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평가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이번 조정에서 계약시점을 정하지 않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지난해 11월 송현동 부지 매각 합의안이 어그러진 당시 서울시가 요구한 계약시점과 매각대금 지급시점을 명시하지 말자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럼에도 송현동 부지 매각문제의 해법이 가시화하면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 해소에 나선 대한항공의 자구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해 최소 5천억 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가 공원화를 발표하면서 이미 해를 넘겼다. 다만 매각대금 지급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만큼 불안요인은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3조3159억 원을 확보했는데 이 가운데 1조5천억 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활용한다.

대한항공은 6월30일 아시아나항공의 1조5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한다.

대한항공은 나머지 1조8159억 원의 자금을 올해 4~12월 채무상환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1만9100원이다. 발행 신주는 총 1억7361만1112주다. 납입일은 3월12일이며 신주는 24일에 상장한다.

◆ 에어부산

에어부산이 영업실적 개선을 위해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무착륙 관광비행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인천공항 출발로 한정돼 있는 무착륙 관광비행을 지방공항에서도 운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은 지방항공청 등과 협의해 김해공항 출발 무착륙 관광비행상품을 4월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9월 처음 무착륙 관광비행을 시범도입하는 등 무착륙 관광비행을 선도해왔다. 에어부산이 지난해 12월 2회, 올해 1월 3회, 2월 5회 등 최근 10회 무착륙 관광비행을 실시한 결과 탑승률은 91.8%(탑승 1348명, 좌석 1468석)를 보였다.

에어부산은 3월에는 6일에 이어 13일, 20일, 27일 각각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마도 상공선회 무착륙 관광비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에어부산은 항공 화물청사를 활용한 창고사업을 검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1년 넘게 입사 대기 중이던 신입사원의 정식 채용을 결정했다. 

당사자들과 일정 조율을 거쳐 2019년 공개채용을 통해 합격한 신입 승무원 24명 중 17명은 4월1일에, 나머지 7명은 2022년 2월에 입사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신입 승무원들을 선발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합격자의 입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제주항공도 면세쇼핑이 가능한 무착륙 관광비행을 추가로 운항한다.

제주항공의 무착륙 관광비행은 3월13일, 21일 오전 10시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대마도 상공을 선회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12일 무착륙 관광비행을 시작해 그동안 총 11편의 항공편을 운영했다.

이밖에 제주항공은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항공기를 상당수 반납하는 등 보유 항공기 수를 최대한 줄여 고정비(리스료) 지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제주항공의 보유 비행기는 지난해 말 기준 44대다.

◆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는데 재매각 협상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은 애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전략을 선회했다. 이르면 4월까지 인수자를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이후 인수를 희망하는 곳은 6~7곳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관리인으로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 정재섭 구조조정전문가(CRO) 등 2명을 선임했다.

기업회생 절차 진행으로 항공기 리스료를 포함한 각종 채무가 동결 또는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대주주 주식 무상감자나 소각도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은 5월20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 재운항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기 운항 면허인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받아야 하는데 AOC 발급에는 약 3주가 소요돼 이르면 6월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에어프레미아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는 첫 취항 전부터 주인이 바뀐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홍콩계 물류사 코차이나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금액은 500억~650억원 규모이며, 인수 예정 지분은 64.6~68.9%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이사회에서 경영권 매각건을 결의까지 마쳤다. 매각작업은 빠르면 3월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운항증명(AOC) 취득과 1호기 도입 및 신규취항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470억 원 규모의 자본금이 바닥나면서 지난해 10월 직원의 25%가량이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에어프레미아는 2019년 3월5일 국토부로부터 저비용항공사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했다. 

JC파트너스는 이종철 전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오릭스PE) 대표가 중소·중견기업에 특화한 바이아웃을 지향하며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해운>

코로나19 확산에도 해상운임 상승에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해운사들이 올해도 지난해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해상운송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어 해운업이 올해 본격적 업황 턴어라운드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컨테이너 운임 종합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도 크게 올랐다.

해상운임 고공행진에 HMM과 팬오션, 대한해운 등 국내 해운3사의 2020년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3519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해상운임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비대면 소비와 전자상거래, 의료물품 수요 등에 따라 수출물량을 실어나를 선박과 컨테이너가 동시에 부족한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해운사들은 초대형 선박의 조기투입과 원가 절감 노력 등으로 해운 사이클 회복에 따른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 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실적 증가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항로 운임이 작년 하반기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 항로 운임마저 최근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최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 장기 용선에 243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매출 기여도 90% 이상인 컨테이너선이 아니라 벌크선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다. 

당분간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HMM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운임 상승세와 맞물려 주요 노선의 장기계약 운임이 크게 오를 것으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32회 연속으로 만선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운임 수준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2조3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 팬오션

원자재 가격과 함께 벌크선 운임이 오르면서 해운사 팬오션이 수혜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는 최근 평균 1500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2010년 이후 1분기 운임 최고치에 해당한다. 

작년 말 한파로 북중국 항만 결빙에 따른 선복(화물을 적치할 수 있는 선박내 공간) 공백 및 최근 견조한 남미 곡물 수요와 춘제 이후 철광석 수요 회복 기대감 등이 지수가 강세를 보이는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팬오션도 올해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팬오션은 25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13.3%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액도 10.8% 증가한 2조7667억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