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서울에 새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할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에 뛰어들면 신세계건설도 시공에 참여해 매출 증가의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데 변수는 신세계백화점의 사업주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수서역 개발사업 만지작, 신세계건설 시공기회 바라봐

▲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8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서울에 새 백화점을 확보하기 위해 수서역 개발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현대백화점의 여의도 ‘더현대서울’이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서울에서 대형 백화점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는데 앞으로 유통이 포함된 복합개발 공모사업을 제외하면 서울에서 새 매장 출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백화점을 포함한 대규모점포의 출점 제한 및 영업시간 제한 강화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정안이 처리되면 대형 유통회사들은 사실상 정부나 공기업의 복합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는 서울에서 새 대규모점포를 확보할 방안이 없다고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수서역 개발사업으로 새 백화점을 확보하면 가장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회사로 꼽힌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이 송파구 잠실역, 현대백화점이 강동구 천호역에 매장을 확보한 것과 달리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남동권에 매장이 없어 출점에 따르는 매출 증가가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서역 개발사업은 대지면적만 11만5927㎡에 이르러 하남 스타필드(11만7990㎡)와 비슷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신세계백화점이 사업을 확보하고 백화점을 세운다면 새로운 대표매장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만한 공간이 충분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수서역 개발사업에 주관사로 뛰어든다면 신세계건설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해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건설은 그동안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의 매장 공사를 전담해 왔다. 

수서역 개발사업의 총사업비가 1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공비도 최소 5천억 원 이상의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건설이 최근 매출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천억 원의 매출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 

백화점, 쇼핑센터의 시공기간이 보통 3년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세계건설이 시공을 맡았을 때 3년 동안 해마다 1500억 원 이상의 매출 증가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은 2016년 매출이 1조4천억 원을 넘어선 이후 계열사 출점 감소 등의 영향으로 4년 동안 실적이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9568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14.9% 후퇴했다.

신세계건설로는 신세계백화점의 수서역 개발사업 입찰에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신세계백화점이 주관사로 참여하지 않고 대형건설사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수서역 개발사업에는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등 복합개발사업 경험이 풍부한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수서역 개발사업 만지작, 신세계건설 시공기회 바라봐

▲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이 때문에 신세계백화점이 재무적 부담이 클 수 있는 사업주관 대신 대형건설사들과 손을 잡고 매장을 임대, 운영할 수 있다는 시선도 부동산개발업계에서 나온다. 

대형건설사들도 인지도 높은 신세계백화점 유치로 전체시설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 협력을 고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부동산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HDC아이파크몰이나 한화갤러리아는 신세계백화점보다 인지도가 떨어진다”며 “신세계백화점이 수서역에 들어왔을 때 다른 시설들의 활용도도 높아질 수 밖에 없어 건설사들과 신세계백화점의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수서역 개발사업을 놓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사업참여 여부와 참여방식 등을 놓고 내부검토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업에 참여한다면 사업주관은 물론 컨소시엄 참여사로서 매장을 임대,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수서역 환승센터를 상업, 숙박시설 등으로 개발해 30년 동안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지난해까지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국가철도공단이 토지이용료 상한선을 정하고 각종 기여금을 줄이기로 하면서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공모 마감은 4월22일로 예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