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자나 깨나 가덕도신공항, 박형준 부산시장 대세론에 균열낼까

▲  6일 오후 부산 연제구에 있는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시장 경선후보자 경선 결과 발표대회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김영춘 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후보의 대세론을 꺾기 위해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비롯한 지역발전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와 오거돈 부산시정 심판론으로 여권 견제심리를 띄우고 있는 만큼 이에 맞서기 위해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지역 발전에 적합하다는 점을 과시하며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선거전략을 구성하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가덕직캠, 부산을 누빈다!’란 제목으로 민주당 최종후보가 된 뒤 첫 날 새벽 선거운동에 임하는 각오를 동영상으로 게시했다. 

그는 “가덕”이라고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동영상을 마무리했다. 동영상을 소개하는 문구로 ‘필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덕(가득)한 첫날!!’이라고 적기도 했다.

그의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게시물의 주제와 상관없이 ‘#가덕’ 혹은 ‘#가덕_김영춘’ 등의 해시태그(단어 앞에 #을 붙여 게시물을 통해 전달하려는 내용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기능)가 대부분 달려있다.

김 후보가 스스로를 가덕도신공항과 긴밀하게 연결 짓는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그는 호를 ‘가덕’으로 정했다고 했는데 언론 인터뷰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가덕 김영춘’으로 소개하고 있다.

김 후보는 6일 민주당 부산시장후보로 확정됐다. 경선투표 결과 67.74%의 득표율로 변성완(25.12%), 박인영(7.14%) 예비후보를 큰 표 차이로 제치며 당내 정치 체급을 과시했다.

하지만 본선은 김 후보에게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초 부산에 보수 지지층이 더 많고 여권 견제론이 여권 지지론보다 우세한 데다 이번 보궐선거가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탓에 부산 민심이 민주당에 우호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더구나 보수진영 안에서 비교적 온건하고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 박형준 후보가 중도층까지 지지 외연을 확대하며 두터운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덕도신공항 외에 선거판을 뒤집을 만한 카드를 찾기 힘들다.

가덕도신공항은 그 자체로 상당히 10조 원 안팎의 많은 돈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인 데다 공항 건설에 따른 고용창출과 경제적 부가가치 등이 커 부산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부산은 인구 감소와 경제적 하락을 겪고 있는데 가덕도신공항이 지역발전 측면에서 매우 반가운 사업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를 두고 “문재인 정부와 180석의 민주당을 부산의 편으로 끌어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힘 있는 여당의 일꾼이 시장이 돼야 가덕도신공항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 후보를 비롯해 여권이 가덕도신공항을 적극적으로 띄운 지 시간이 꽤 경과했는데도 부산 민심의 동향에서 가시적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론 조사기관 리서치뷰의 부산시장 양자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김 후보는 34.6%로 박 후보(47.4%)에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인 12.8%포인트 뒤처졌다.

약 2주 전(2월11~12일) 같은 조사에서 김 후보와 박 후보의 격차가 5.3%였는데 더 벌어진 셈이다.

이 조사는 국제신문 의뢰로 2월27~28일 이틀 동안 부산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4월7일 치러지는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가덕도신공항의 의미와 경제적 효과 등을 부산시민에 전달하고 표심으로 연결시키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다만 가덕도신공항 이슈는 이번 보궐선거뿐 아니라 내년도 2022년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다. 김 후보로서는 이번 선거의 승패 여부와 별도로 이후의 정치행보까지 염두에 두며 가덕도신공항에 힘을 실을 유인이 많다.

김 후보가 내년에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고 잠재적 대선주자로도 거명이 되고 있는 만큼 가덕도신공항은 그의 앞으로 정치 여정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가덕도신공항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부산에 연고가 있는 민주당 의원 모임인 ‘부산갈매기 의원단’은 7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 협력의원단 출범식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 후보를 비롯해 부산갈매기 단장인 안민석 의원,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송영길, 정청래, 윤건영, 김병욱, 의원 등 의원 5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가덕도신공항을 싱가포르의 창이공항과 홍콩의 첵랍콕 공항과 같은 국제 관문공항으로 만들어 부산, 울산, 경남을 동북아 물류허브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