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 하림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하림그룹에 영입돼 10년 동안 공들인 가정간편식사업에서 수확을 거둘까?

하림그룹은 지난해 말 '하림푸드 콤플렉스'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다양한 가정간편식 제품을 출시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림식품 가정간편식 수확 원해, CJ 출신 이강수 영입 뒤 10년 공들여

▲ 이강수 하림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5일 하림그룹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하림그룹을 종합식품기업으로 바꿔놓겠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CJ그룹 출신의 생산 전문가로서 하림그룹에서 가정간편식사업을 일으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림그룹은 1990년대부터 전후방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통해 하림그룹은 곡물운송업을 비롯해 축산업, 식품가공업에 이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가고 있다.

가정간편식사업은 2013년 전북 익산 식품단지 부지를 매입하고 하림식품을 설립하면서 본격화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가정간편식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CJ그룹 출신의 생산전문가 이강수 전 모닝웰 대표를 2011년 영입했다.

이 부회장은 1948년 태어나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1994년 제일제당 이천공장 공장장, 1996년 제일냉동식품 공장장, 2000년 모닝웰(구 제일냉동식품) 대표 등을 지냈다.

생산분야에서 45년 동안 경력을 쌓은 전문가면서 완벽주의자 성격을 지녔다는 말을 듣는데 성격이 비슷한 김홍국 회장이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하림그룹에 처음 왔을 당시 종합식품기업으로 변모하려면 경영시스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효율적 의사결정과 자원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식품업계의 토요타'가 되자는 구호를 걸고 완벽한 품질체계를 갖추기 위해 하림을 비롯해 올품, 선진, 팜스코, 제일사료의 생산분야 담장자들을 불러모아 교육훈련 등을 실시한 것은 식품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2013년부터는 하림식품 대표를 맡으면서 하림그룹 가정간편식사업의 큰 그림을 그렸다. 하림식품은 2013년 전북 익산 식품단지 부지를 매입했고 5년 뒤인 2018년에는 가정간편식 생산기지인 '하림푸드콤플렉스'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완공했다.

하림식품은 12만709㎡ 규모 부지에 4천억 원을 투입해 가공식품 공장과 물류센터 등을 조성했다. 하림그룹에 따르면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까지도 염두에 둔 투자였다.

전북 익산은 하림그룹의 농축산물 계약농가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는 곳이고 축산회사 하림의 도계시설 및 육가공시설도 있다. 여기에 하림푸드콤플렉스가 들어서면서 생산-가공 부문의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볼 수 있게 됐다.

하림푸드콤플렉스에는 하림식품과 계열사 HS푸드가 입주해 있다. 일본 쌀가공 회사와 만든 합자회사 HS푸드가 익산 쌀로 즉석밥을 만들고 하림식품은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가정간편식과 라면, 소스류 제품 등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 식품유통업을 해오던 NS쇼핑의 자회사 글라이드가 하림식품 제품의 유통을 전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서울에 추진하고 있는 물류센터까지 지어진다면 이 제품들을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게 된다.

이런 구상은 4일 하림푸드 콤플렉스에 입주한 계열사 HS푸드가 즉석밥 제품 '순수한밥'을 출시하면서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하림그룹은 조만간 가정간편식과 라면, 육수소스 등도 내놓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전북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하림그룹은 30여 년 축산육류 사업을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그 연장선상에서 가정간편식을 만드는 회사로 탈바꿈한다"며 "가급적 빠른 기간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