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티맵택시와 우버택시가 연합해 한국 택시서비스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티맵택시와 우버택시는 둘 다 한국 택시호출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카카오모빌리티에 시장을 내줬는데 이번에는 각개전투 때와 다른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SK텔레콤과 우버 택시앱 연합 4월 출범, 카카오모빌리티와 대결 별러

▲ SK텔레콤과 우버 로고.


3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우티(UT)’는 4월1일 출범을 앞두고 현재 티맵택시 애플리케이션(앱)과 우버택시앱을 통합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우티는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티맵택시사업부문만 떼어내 우버테크놀로지와 만든 합작회사다. 

합작회사는 2~3개월 안에 ‘리브랜딩’ 작업을 마쳐 티맵도 우버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이름의 택시서비스앱을 내놓고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합작회사는 티맵택시가 하던 택시호출서비스와 우버택시가 최근 시작한 가맹택시사업 등 택시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문법인으로 앞으로 모든 사업부문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정면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 택시호출서비스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태세가 굳어진 지 오래다.

카카오택시가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한국 모빌리티시장에 먼저 진출해있던 글로벌기업 우버에 도전장을 내미는 처지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려졌다.

카카오는 2015년 3월31일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을 내놓고 택시호출서비스시장에 진출했는데 현재 택시호출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우버는 카카오택시, 티맵택시보다 2년이나 앞선 2013년 승차공유서비스를 들고 한국시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운전하는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엑스’ 사업모델이 불법논란에 휩싸이면서 뒤늦게 내놓은 우버택시서비스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SK텔레콤의 티맵택시도 카카오택시보다 딱 한 달가량 늦은 2015년 4월21일 출시됐다. 티맵택시도 출발은 카카오와 비슷했지만 현재 택시호출시장 점유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티맵이 내비게이션앱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데도 택시호출시장에서는 카카오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SK텔레콤과 우버는 합작회사를 통해 티맵택시가 보유한 택시기사 회원 기반, 지도·차량통행 분석기술과 우버의 세계적 서비스 운영경험과 플랫폼기술의 시너지로 카카오모빌리티를 넘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다.

두 기업이 보유한 각자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 편의를 높인 혁신적 택시호출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티맵택시는 앱에 가입한 기사회원 수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사회원 수가 23만 명가량이고 티맵택시 기사회원은 21만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택시기사들도 카카오모빌리티앱과 티맵택시앱에 동시에 가입해 두 곳에서 모두 호출을 받는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관건은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모빌리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버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지니고도 한국 택시시장의 특수성 등에 부딪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티맵은 내비게이션앱시장 점유율과 카카오와 비슷한 택시기사 회원 가입자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기업이 합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티맵택시와 우버택시 합작회사가 택시호출서비스, 가맹택시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SK텔레콤의 모빌리티전문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사업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티맵모빌리티가 구상하고 있는 서비스형 모빌리티는 택시 등 대중교통부터 렌터카, 차량공유, 전동퀵보드 자전거 등 단거리 이동수단, 대리운전, 주차 등을 비롯해 철도와 항공 등 모든 이동수단을 하나의 앱 안에서 하나의 결제수단으로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들과 접점이 높고 사용량이 많은 택시호출서비스는 앞으로 티맵모빌리티의 통합앱에 활성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티맵택시와 우버택시 합작회사가 진행할 택시호출서비스사업은 서비스와 기술, 브랜드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앞으로 모빌리티서비스 전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택시호출서비스뿐 아니라 전기자전거 등 단거리 이동수단, ktx 등 기차, 주차,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199억 원 투자유치하며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사업모델인 서비스형 모빌리티 관련 신사업 확대와 기술투자에 나섰고 카카오T 브랜드로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하고 전기차 충전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을 세워뒀다.

SK텔레콤은 앞서 2020년 10월 모빌리티사업부를 분사해 티맵모빌리티를 세우겠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티맵택시와 우버택시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택시호출사업에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