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펼치고 있는 알뜰폰사업 '리브엠'이 4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2년을 맞는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남은 2년 기한 동안 리브엠 가입자 수를 늘리면서 혁신성을 입증하려 하지만 노조의 반대가 부담이다.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 가입 늘려 혁신성 보여줘야, 노조 반대 부담

허인 KB국민은행장.


1일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새 서비스를 내놓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리브엠 이용자 늘리기에 나섰다.

먼저 KB국민은행 리브엠은 3월부터 데이터 셰어링(공유)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 셰어링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회사는 이동통신사 계열사를 제외하면 리브엠이 처음이다.

데이터 셰어링은 모회선 요금제 기본 제공 데이터를 자회선에서 공유·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가입자가 태블릿PC 등 공기기를 구입해 데이터 셰어링 전용 추가 유심을 구입해 장착하면 별도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 기본 제공량에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알뜰폰의 주요 약점으로 꼽혀왔던 이용자 친화적 부가서비스의 부재를 적극적으로 극복해 새로운 사용자를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가족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고객의 이탈도 막을 수 있다.

앞서 리브엠은 2월22일 경찰, 공무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규요금제를 출시하고 경품 응모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2월3일부터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요금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이에 더해 KB국민은행은 국내 여자농구 2020-2021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후원하며 리브엠을 전면에 내세운 스포츠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이 후원하는 KB스타즈도 유니폼 전면에 리브엠의 로고를 달고 경기를 뛰었다.

리브엠이 신규 이용자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어느 정도 가입자가 모여야 데이터 등을 활용한 의미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리브엠 가입자는 당초 목표로 했던 100만 가입자에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하는 1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모바일 통신사 교체주기가 2~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부진했던 이용자 증가세에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2020년 말 내놓은 사설인증서 'KB모바일인증'을 통해 비대면으로 리브엠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기대를 키운다. 2월25일 KB모바일인증서의 가입자는 700만 명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모바일인증서가 비대면 본인인증 수단으로 선택되면서 리브엠 가입이 간편해졌다"며 "앞으로도 리브엠은 고객 친화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허인 은행장은 리브엠 실적 압박과 관련한 내부논란을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앞서 리브엠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기한은 4년(2+2)으로 리브엠이 금융과 통신의 결합한 혁신임을 입증할 수 있는 기간이 절반만 남은 셈이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남은 2년과 관련한 연장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이달 안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남은 2년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 노조 측 반대가 거세고 정치권과 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1월15일 2년 기간 만료 3개월을 앞두고 금융당국에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노조 측은 같은날 지정 취소 신청서를 냈다.

노조는 KB국민은행이 지역영업그룹대표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리브엠 가입실적을 반영하면서 일선지점 직원들도 영업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문제는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연장없이 2년 만에 리브엠사업을 중단시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바라본다.

그래도 KB국민은행이 리브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노조 측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노사갈등이 더 불거진다면 금융당국도 부담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