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보유 항공기를 줄이고 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두 저비용항공사가 전혀 다른 항공기 운영을 추진하고 있는데 누가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티웨이항공 중대형 도입하고 제주항공은 줄이고, 누가 먼저 이겨낼까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왼쪽)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26일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항공기 운영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두 저비용항공사의 선택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두고 시선이 모인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최근 사보에서 장거리 여행을 위한 대형기재 도입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김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라 위축된 항공시장의 회복속도와 항공기 유지에 따른 고정비를 감안해 임차기간이 만료되는 항공기 상당수를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김 대표의 지휘 아래 항공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며 항공기 규모를 조절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항공기 축소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이라는 변수가 있어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탄력적으로 항공기 운영을 꾸려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2019년 말부터 준비하던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12월 중대형 항공기 A330-300기종 3대를 인수하기로 하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올해 상반기 안으로 리스계약을 체결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항공기를 들여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시장이 좁기 때문에 유럽과 같이 기존에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장거리 노선을 틈새시장(niche market)으로 판단하고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중대형 항공기 도입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리스형식으로 운영될 뿐만 아니라 올해 말 항공기를 인수할 때부터 리스료가 지급된다”며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면 중장거리 노선을 운영할 수 있고 항공화물도 최대 20톤까지 실을 수 있어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두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규모가 차이가 있고 각각 경영상황이 다른 만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상반된 항공기 운영이 두 항공사의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2월 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은 모두 4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고 티웨이항공은 27대의 항공기를 들고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실적이 크게 악화됐는데 각자의 상황에 맞춰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769억 원, 영업손실 3358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72.8% 줄었고 영업수지는 적자를 지속했다. 부채비율은 456.25%로 2019년보다 104.87%포인트 높아졌다. 총차입금 의존도는 2020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47.7%로 파악된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692억 원, 영업손실 1743억 원을 봤다. 2019년보다 매출은 66.8% 줄었고 영업수지는 적자를 지속했다. 부채비율은 503.68%로 2019년보다 176.02%포인트 상승했다. 총차입금 의존도는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59.6%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중대형 항공기 도입과 관련해 재무적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선제적 대응으로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말부터 국제선 비즈니스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기 도입에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많지만 티웨이항공은 한일관계 악화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재빠르게 경영전략을 수정해 효과를 본 적이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항공기 보유규모를 줄이는 선택을 놓고도 위기를 극복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보는 전문가도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유럽 지역의 항공교통관제를 담당하는 민간 국제기구인 유로컨트롤은 올해 항공수요가 정상적 항공상황과 비교해 51%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제주항공 경영진이 보유 항공기 규모를 줄이기로 한 것은 시장 전망에 비춰 볼 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