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코나 전기차(EV) 화재사고의 책임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완성차회사들도 전기차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을 최소화해야 할 과제가 무겁다.
 
[오늘Who] LG에너지솔루션 안정성 입증해야 한다, 김종현 부담 안아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25일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 화재사고를 둔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고 수습의 방향은 현대차가 코나 전기차와 아이오닉, 전기버스 일렉시티 등 3개 차종 8만1701대를 리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전체 리콜비용이 1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이를 두 회사가 나눠 부담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비용 자체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비용 분담비율의 산정이다. 분담비율이 높을수록 책임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의 사례에서도 결국 가능성만 제시됐을 뿐 책임소재가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다”며 “이번 전기차 화재사고도 비슷한 사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김종현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비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적다는 ‘명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다만 현대차 역시 책임의 무게를 낮춰야 할 이유가 절실해 김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을 낮추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새 전기차 아이오닉5의 국내 사전계약을 받는다.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책임을 최소화해야 고객들의 안전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한 책임 공방에서 쉽사리 물러날 수 없다.

김 사장이 책임 공방에서 현대차를 상대로 거센 공세를 펴기도 쉽지 않다. 현대차가 배터리 공급선 다양화에 나선다면 LG에너지솔루션을 대체할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가 전기차 플랫폼 ‘E-GMP’에 탑재될 배터리의 3차 물량을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에 분할 발주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차량의 화재는 탑승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다른 완성차회사들도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 1위를 다투는 배터리회사로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회사들을 대거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김 사장이 전기차 화재사고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적다는 것을 낮은 분담비율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고객사들의 신뢰가 흔들리게 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는 올해 안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사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길어지는 것도 불확실성의 장기화라는 측면에서 기업가치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결국 김 사장은 이번 전기차 화재사고 관련 사안을 빠르게, 그리고 유리하게 풀어내야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앞서 24일 국토교통부는 산하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과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이 진행한 전기차 화재사고 관련 합동조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음극탭의 접힘이나 분리막 손상 등 배터리셀 불량,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의 오류 등 다양한 가능성들이 화재 원인으로 제기됐으나 재연실험을 통한 검증이 아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에서 “배터리셀 문제로 언급된 내용들은 재연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난징 배터리공장의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에서 양산 초기에 발생한 문제들로 이미 개선사항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인규명 등 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고 리콜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