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이 세계 헌터증후군 치료제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는 가장 먼저 품목허가를 받고 일본에서는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아시아권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 href='https://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3316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 data-attr='MO_Article^EditorChoice^허은철'>허은철</a>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21일 GC녹십자에 따르면 허은철 대표가 중국과 일본에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출시한 뒤 글로벌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헌터증후군은 ‘IDS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남자 어린이 15만 명 가운데 1명 비율로 발생하며 중화권 국가 가운데 하나인 대만에서는 5만~9만여 명 중 1명꼴로 환자가 발생하는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발생 비율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허은철 대표는 올해 1월22일 일본 후생노동성(MHLW)으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의 품목허가를 받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헌터라제ICV는 중증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머리에 장치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기존 약물이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중증 헌터증후군 환자에 새로운 옵션이 될 것으로 GC녹십자는 기대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품목허가 이후 약가 협상 등의 일련의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올해 안에 일본에 헌터라제ICV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허은철 대표는 2020년 9월 중국에서도 정맥주사제(IV)형인 헌터라제의 품목허가를 받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시장이 크지 않아 후발주자인 GC녹십자가 입지를 넓히기는 쉽지 않지만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라는 점에서 시장 선점효과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분석회사 글로벌 데모그래픽스에 따르면 세계 헌터증후군 환자는 7천 명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중국에 3천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헌터라제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의 엘라프라제 등 2종뿐이다.

엘라프라제는 미국과 유럽 등 7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매년 매출 8천억 원가량을 내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2020년 9월 중국 판매허가를 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초도물량을 올해 1분기부터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헌터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이 있는 중국시장에 엘라프라제보다 앞서 진출하는 만큼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아시아시장 입지 확대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도 진출을 서두를 것으로도 예상된다.

허 대표는 2013년 녹십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을 지낼 당시 헌터라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을 때 “헌터라제의 글로벌 진출로 세계 전역에서 고통받고 있는 헌터증후군 환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이고 안정적 치료환경을 제공하겠다”며 “향후 세계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이미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등 10여 개국에 헌터라제를 수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0년 헌터라제로 모두 매출 467억 원을 올렸는데 2019년보다 14.8% 늘어났다. 이 가운데 수출로 거둔 매출은 259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1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매출 상승치(11.2%)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내 헌터증후군 환자는 70명에 불과해 시장성 확장이 제한된 만큼 헌터라제의 해외시장 공략이 매출 증가의 열쇠인 셈이다.

올해 안에 중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헌터라제와 헌터라제IC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매출규모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