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상품을 강화해 실적 개선을 꾀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실적이 역성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NH아문디자산운용 ESG상품에 더 집중, 박학주 실적반등의 발판

▲ 박학주 NH아문디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 사장.


19일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ESG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을 적극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ESG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ESG와 관련된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정책 등의 영향으로 ESG투자가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세계 ESG투자자산 규모는 2014년 약 18조 달러에서 지난해 말 기준 약 45조 달러로 증가했다. 도이치뱅크는 2030년에 세계 ESG투자자산 규모가 130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금융위원회는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기업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0년은 ESG를 포함한 사회책임성 투자가 투자자산의 주인공이었다”며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ESG와 관련된 관심이 신규펀드 설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ESG를 포함한 사회책임성 투자는 기술적으로나 사회 분위기 상으로나 본격적 성장국면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ESG 관련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박 대표가 임기 첫 해에 실적을 개선하는 데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20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275억 원, 순이익 204억 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보다 영업이익은 6.5%, 순이익은 6.0%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주식시장과 상장지수펀드(ETF)시장 호황에 힘입어 대부분의 자산운용사 실적이 증가한 것과 비교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운용자산 기준 상위 10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역성장을 보인 회사는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일하다.

박 대표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5일 ESG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하나로 탄소효율 그린뉴딜 상장지수펀드'를 상장했다. 한국거래소의 '탄소효율 그린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저탄소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친환경 상장지수펀드다.

NH아문디자산운용 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까지 4개 운용사가 탄소효율 그린뉴딜 상장지수펀드를 같은 날 각각 상장했다.

또 NH아문디자산운용의 주식형 ESG펀드인 '100년기업 그린코리아펀드' 설정액이 15일 기준 2천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상품을 출시한 뒤 약 5개월 만이다.

그린코리아펀드는 2차전지, 수소경제,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1월에 국내 ESG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약 760억 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채권형 ESG펀드도 새로 선보이기 위해 힘을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사모상품으로 1천억 원 규모의 채권형 ESG펀드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후속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공모상품 출시까지 바라보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관계자는 “아직 출시시기 등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ESG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NH농협금융지주의 ESG경영체제 전환에 발을 맞춘다는 의미도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3일 'ESG 전환 2025 비전'을 선포하고 ESG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석탄발전소 관련 투자를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시대흐름에 앞서 선제적으로 농협이 기존에 해오던 금융과 사회공헌활동을 ESG 관점에서 재정립해 체계적으로 ESG를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2020년 12월28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NH아문디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올해 1월1일부터 2년이다.

NH농협은행 딜러로 금융업계에 입문한 뒤 NH선물 상무, NH농협손해보험 자산운용부장, 농협중앙회 부산지역본부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