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옵티머스자산운용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최고경영자(CEO)로는 유일하게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이 정 사장에게 중징계를 사전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재심의위에서 징계수위가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
  
[오늘Who] NH투자증권 옵티머스 제재심의위 임박, 정영채 운명 걸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19일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한 제재심의위원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제재심의위는 18일로 예정됐었지만 금감원 일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19일로 연기됐다.

이번 제재심의위에서는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의 징계가 논의된다.

펀드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징계안은 이번 제재심의위 안건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사장의 징계수위를 놓고 증권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징계수위가 정 사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 예탁결제원에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징계안을 사전통보했는데 개인으로는 유일하게 정 사장이 징계대상에 포함됐다.

정 사장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직무정지 3개월’ 제재안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수위가 이대로 확정되면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4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후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정 사장은 2020년 3월 첫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2022년 3월까지 2년 동안 임기를 보장받으면서 남다른 기대를 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 사장은 연임 첫 해에 NH투자증권의 좋은 실적을 이끌면서 이런 기대에 부응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5769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2019년(4764억 원)보다 21.1% 늘어난 수준이다. 2019년에 이어 2020년까지 2년 연속으로 연간 순이익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정 사장은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였지만 옵티머스펀드 제재심의위로 위기를 맞게 됐다. 임기가 1년 남은 가운데 중징계를 받으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사전통보는 확정된 조치가 아닌 만큼 제재심의위 과정에서 정 사장의 징계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앞서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직무정지’를 사전통보받았지만 제재심의위에서 한 단계 낮은 ‘문책경고’로 조정됐다.

라임펀드 및 디스커버리펀드 관련 제재심의위에서는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 은행장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통보받았지만 이후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로 징계수위가 낮아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8일 임시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판매사에게 내렸던 과태료 부과규모를 감면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금융위가 금감원의 제재 강도가 과도하다는 증권사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정 사장은 제재심의위에서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한 소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행각에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이후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등 경영진 3명이 구속기소됐다.

또 정 사장은 6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최대 70%의 유동성을 선지원하는 방안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합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의 주요 판매사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펀드 판매액은 4327억 원으로 전체 환매중단 금액(약 5100억 원)의 84%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은 사기행각을 벌인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부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내부통제 부실 등을 이유로 정 사장에게 중징계를 사전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펀드 제제심 및 징계안 등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