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관석 자이에스앤디 대표이사가 정부의 2.4주택공급정책 등에 따른 소규모 도시정비시장의 확장에 대비하고 있다.

상장 이후 첫 유상증자에 나서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에 발맞춰 실적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자이에스앤디 상장 뒤 첫 유상증자, 엄관석 소규모 도시정비 확대 채비

▲ 엄관석 자이에스앤디 대표이사.


15일 자이에스앤디와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자이에스앤디가 추진하는 1196억4천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그동안 주력으로 삼았던 소규모 주택사업의 활성화방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상증자의 청약기일은 4월26일과 4월27일, 납입일은 5월4일,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5월13일이다.

엄관석 대표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주택개발사업 등을 위한 토지매입에 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2021년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사업과 관련된 토지매입에 600억 원, 2022년 비슷한 성격의 사업에 590억4천만 원을 쓴다. 6억 원은 발행분담금과 각종 수수료 등 발행비용에 쓰인다.

자이에스앤디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데는 정부의 공급확대정책에 발맞춰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렸을 수 있다.

4일 발표된 공공주도 3080대책을 살펴보면 국토교통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소규모 재개발을 통해 30만6천세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 83만6천 세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 가운데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소규모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36.6%로 가장 많다.

3080대책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가 역세권, 준공업지역 가운데 5천㎡ 미만 소규모 입지에 구역을 지정하면 토지주는 소규모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주거·상업·산업 등 다양한 기능이 섞여 광역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대상이다.

대규모 개발이 곤란한 저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노후주택만 소규모로 정비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도 새로 만들어진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민간기업은 저개발된 도심 안의 우수 입지를 발굴해 사업을 제안할 수 있으며 설계와 시공에 참여할 수도 있다"며 "특히 새로 도입되는 소규모 재개발,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은 민간의 단독사업을 원칙으로 시행되는 만큼 앞으로 활발한 민간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이에스앤디 주택부문은 소규모 도시정비사업 등 중소규모 주거시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방향이 도심지 공급 확대로 전환하면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월19일부터 서울시에서 가로주택정비 층수제한이 최고 15층 이하로 완화된 심의기준이 적용되는 점도 소규모 도시정비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가로주택정비제도 개선으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후 저층주거지 개선과 함께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세대 미만의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해 역세권 등 서울 도심지역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기업이 참여하는 공공 소규모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역세권 용적률 상향 등 활성화정책이 나와 시장 상황은 자이에스앤디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019년 상장 이후 첫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데는 정부가 공급확대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엄 대표의 생각이 담겼을 수 있다.

엄 대표는 GS건설 공채 출신으로 주택분양팀, 도시정비1팀장, 도시정비기획팀 상무를 거쳐 2020년 자이에스앤디 대표이사에 오른 도시정비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동안 소규모 주택사업에 집중한 결과가 잘 나온 점도 자이에스앤디의 추가 투자 발걸음에 힘을 보탰다.

자이에스엔디의 지난해 매출은 3562억 원으로 2019년보다 28%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3억 원으로 66%가량 증가했다. 순이익도 208억 원으로 68% 확대됐다.

자이에스앤디 관계자는 “정부가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수주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며 “수주를 확보하게 되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에 발맞춰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