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가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하기 좋은 사회'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출산보조금정책보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이 먼저라는 접근법이다.
 
경남은 출산보다 보육에 집중, 김경수 출산보조금 중심의 물줄기 돌려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


9일 경남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지사는 출산보조금정책보다는 보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이와 부모의 인권 모두를 살피는 방법이며 인구문제 해결과도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 경남도는 안전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2021년 보육 관련 3개 분야 12개 사업에 약 8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경남도가 8일 발표한 ‘2021년 보육정책 시행계획’을 보면 부모 보육비용 경감을 위한 맞춤형 보육서비스 지원에 5개 사업 5574억 원을 투자한다.

보육의 공공성 확대 및 보육품질 향상 5개 사업에는 1424억 원을, 보육교직원 전문성 강화와 처우개선 지원에 3개 사업 1062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시행계획 안에는 △부모 부담 보육료 전액 지원 △시간제 보육 및 방과후 보육서비스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연장반 전담교사 지원 △보조교사 및 대체교사 지원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앞서 김 지사는 1월8일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열린 새해 첫 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치매에 관한 국가책임제를 시행하듯 결혼과 임신, 출산, 보육, 주거에서는 사실상 지방정부 책임제에 가까운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에 관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어떤 인구대책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1월11일에도 "인구문제의 해법은 공동체 통합돌봄에 있다"면서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경남형 아이돌봄모델’ 개발계획도 발표했다. 경남도와 교육청이 온종일 통합돌봄을 위한 원스톱 통합지원단을 구축하고 2023년까지 경남형 '마을 온종일 돌봄공간' 30개를 만들 계획도 세웠다.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를 조성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도 경남도 안에 2024년까지 250개로 확대한다.

김 지사가 추진하는 보육정책이 경남도뿐 아니라 한국이 직면한 인구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2020년 발표한 ‘저출산에 대응한 통합적 정책방안’을 보면 출산수당을 지급하는 출산장려정책은 그 효과가 단기적이다. 장기효과를 위해서는 포괄적 거버넌스 구축과 함께 출산문제를 인권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산 자체보다 보육에 정책 중점을 둬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양육되는 아이의 인권 모두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의 사례에서도 실제로 확인됐다. 프랑스는 1980년부터 출산율이 계속 하락해 1994년에는 1.66까지 낮아졌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보육지원정책을 통해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2017년 기준 1.92명에 이르러 유럽 국가들 가운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스웨덴(1.85), 3위는 아일랜드(1.81)다.

한국은 2019년 기준 0.98까지 떨어져 있다.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출산율 0명대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프랑스의 양육정책은 저소득 취약계층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육아지원을 제공하는 사회적 재분배 접근과 여성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보육서비스 지원을 뼈대로 한다.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2020년 내놓은 ‘경남지역 산업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전략’을 보면 경남은 유소년인구(0~14세)의 비중이 13.3%로 전국 평균(12.6%)에 비해 높지만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70.8%)은 전국 평균(72.3%)보다 낮다. 

김 지사가 추진하는 보육환경 조성정책은 경남의 높은 유소년인구의 관리는 물론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청년인구를 지역에 붙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정책이 될 수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경남 보육환경정책이 효과를 낸다면 국내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출산장려금 등 현금지원 정책에서 보육환경 조성정책으로 돌리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