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ESG채권을 발행해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ESG채권은 정 사장이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맞춰 국내외에서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 비중을 현재보다 7배가량 늘린다는 계획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 ESG채권 확대 검토, 정재훈 신재생발전 비중 키우기 힘받아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ESG채권을 발행해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늘리는 데 필요한 사업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세부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ESG채권을 발행할지 여부를 사업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한수원은 해마다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2018년부터 ESG채권을 발행해오고 있다.

ESG채권은 친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한 자본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한다.

ESG채권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의무적으로 투자하는 전문투자기관이 많아 자금을 확보하기 쉽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수원이 2018년 처음으로 ESG채권을 발행했을 때 공모액의 4배 가까운 자금이 몰려들어 6억 달러(약 6700억 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일정 비중 이상 ESG채권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는 해외 전문투자기관들이 많이 있어 수요가 몰리면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다.

ESG채권 발행으로 얻은 자금은 정 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종합에너지회사 육성전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한수원을 종합에너지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원자력발전부터 신재생에너지발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수원은 2019년 12월 기준으로 원자력발전이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81.34%를 차지할 정도로 원자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탈원전을 기조로 삼고 있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을 점차 줄여야 한다. 

정 사장은 2030년까지 20조 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 7.6GW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태양광과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지분투자를 통해 발전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한수원은 국내에서 300MW급 새만금 수상 태양광발전사업, 200MW급 신안 비금도 태양광발전사업과 함께 1GW 규모의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텍사스주 등 3개 주에 걸쳐 운영되는 미국 육상 풍력발전단지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했고 칠레에 태양광발전소 2곳을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2019년 12월 기준 전체발전설비 용량 3% 수준에 그쳤던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 비중을 2030년에 24% 정도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앞으로 펼쳐질 시대는 친환경, 저탄소, 분산형 전원을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 공존의 시대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에너지 상황에 부응하면서 노와 사가 힘을 모아 변화의 물결에 당당하게 올라타 세계적 에너지시장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