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사업을 따내 GTX-A노선사업 수주전 패배를 설욕할까?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장재훈 개발사업실장(전무) 등 인프라 개발사업 수주전 경험이 풍부한 임원을 전면에 내세워 GTX-C노선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GTX-C 수주 의지, 장재훈 GTX-A 설욕에 윤영준 힘실어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25일 건설업계와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이 GTX-C노선사업 수주전에서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TX-C노선의 민간투자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에는 현대건설, GS건설, 신한은행, NH농협생명 등이 이끄는 4개 컨소시엄의 참여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KB국민은행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확정한 뒤 엔지니어링회사 구성원들도 확보해 컨소시엄 구성 속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GTX-C노선사업에 참여하는 컨소시엄들은 수주전에 유리한 판을 짜기 위해 구성원 영입을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며 “3월은 돼야 중소기업이나 엔지니어링 회사까지 포함된 경쟁구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에서 GTX-C노선사업 수주전은 장재훈 전무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무는 현대건설에서 인프라 개발사업 수주전 경험이 가장 풍부한 인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프라 개발사업 등을 담당하는 사업개발부장을 지냈고 2011년 인프라개발실장(상무보)에 올랐다. 

이후 2017년까지 인프라환경 개발사업실장을 맡으며 GTX-A노선사업 초반 수주전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GTX-A노선사업은 2018년 4월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따냈다.

장 전무는 2018년 현대건설 자회사인 송도랜드마크시티 대표를 지냈고 2020년 2월 현대건설 개발사업실장으로 돌아왔다.   

장 전무로서는 GTX-C노선사업 수주전에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시점에 원래 보직으로 돌아오면서 GTX-A노선사업 패배를 설욕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GTX-C노선사업 컨소시엄 파트너로 일찌감치 KB국민은행부터 확보했는데 GTX-A노선사업 수주전 패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장 전무의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 

현대건설은 GTX-A노선사업에서 HDC현대산업개발, 한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금융회사 없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참여했다. 

당시 경쟁자였던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신한은행, 대림산업, 대우건설, SK건설 등으로 구성됐는데 각종 금융기법을 활용한 사업비 조달과 비용관리능력, 철도이용 수요 창출능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사업을 따냈다. 

장 전무로서는 GTX-C노선사업에서 신한은행 못지 않은 금융회사 구성원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만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윤영준 내정자는 경험이 풍부한 장재훈 전무가 GTX-C노선사업을 확보해 잇따를 대형철도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GTX-C노선사업은 총사업비 4조3487억 원 규모의 초대형 철도사업인 데 더해 GTX-B, 대구시광역철도 등 대형철도사업 수주전의 전초전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국가 주도의 대형 인프라사업은 비슷한 규모와 종류의 공사경험이 많을수록 사업자 선정 공모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GTX-C노선사업 수주전에 개발사업실이 관여하고 있지만 부서 사이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개발사업실이 GTX-C노선사업에 관여하고 있지만 사업의 모든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토목사업부 등 다양한 부서가 GTX-C노선사업 수주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GTX-C노선은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과 수원시 수원역을 잇는 74.8km 길이의 철도다.

공모 과정을 통해 선정된 민간투자사업자는 민간자본으로 GTX-C노선을 건설한 뒤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40년 동안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