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광역시 시장이 기상청과 한국임업진흥원 등의 대전 유치를 노리고 있다. 이미 대전에 자리잡고 있는 산림청과 묶인다면 그린뉴딜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5일 대전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허태정 시장은 세종시로 떠나가는 중소벤터기업부 대신 기상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의 대전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전에 기상청 유치 힘실려,  허태정 그린뉴딜산업과 시너지 바라봐

허태정 대전광역시장.


허 시장은 이들이 대전의 인공지능(AI) 연구단지와 스타트업 등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시장은 21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벤처기업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데 따른 대안으로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임업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대전 이전이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시는 이전 예정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했고 후속대책 과정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상청을 포함한 나머지 기관들의 이전이 가능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근 고위 당정회의에서 이런 기관의 대전 이전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허 시장이 기상청과 더불어 한국임업진흥원을 유치한 것은 기존 대전에 있는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함께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형 뉴딜을 발표하며 그린뉴딜·디지털뉴딜·안전망 강화 계획을 내놨다.

그린뉴딜에는 2025년까지 모두 73조5천억 원(국비 42조7천억 원)을 투입하며 그 가운데 국토·해양·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에 2조5천억 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10만5천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세부계획으로 △도시기후·환경문제에 관한 종합진단을 통해 환경·정보통신(ICT)기술 기반 맞춤형 환경 개선지원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미세먼지 차단 숲(630만 ㎡), 생활밀착형 숲(216개), 학교 부근 어린이 보호구역에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숲인 자녀안심 그린숲(370개) 등 도심녹지인 도시숲 조성 △자연 생태계 기능 회복을 위해 국립공원 16개·도시공간 훼손지역 25개·갯벌 450만 ㎡ 복원 등이 담겼다.

그린뉴딜의 녹색 생태계 복구에는 기상청이 지닌 기상 데이터가 큰 도움이 된다. 기상청의 수치예보 모델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의 육성시기를 판단할 수 있고 자연재해 복원력, 기상이변 등을 예측할 수 있어 숲 조성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허 시장은 2020년 10월부터 2025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도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육성하는 대덕융합연구센터를 조성하며 충남대와 카이스트 인근에 한국형 실리콘밸리인 '스타트업파크'를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대전에 유치하는 노력도 이어왔다. 

허 시장은 인공지능 스마트도시와 새로 유치를 목표로 하는 기상청, 그리고 이미 대전에 자리잡고 있는 산림청, 새로 유치를 노리는 또한국임업진흥원까지 한 데 묶으면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동시에 추진해 시너지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기상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은 유통업에서도 반가워할 조합이다.

유통업은 비 소식을 미리 알고 매장에 우산을 배치하거나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날을 예측해 홈쇼핑 방송에 공기청정기를 편성하는 등 기상데이터를 재고관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더구나 유통업계는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고관리에 무인·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상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은 대전이 더 많은 유통회사를 지역에 유치할 유인책될 수 있다.

대전시는 2021년 46만3887㎡ 규모의 대전종합물류단지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남대전종합물류단지와 대전종합물류단지에 4개의 대규모 택배업체를 포함해 160개 업체가 입점해 운영되고 되고 있다. 2020년 5월에는 e커머스회사인 쿠팡이 입점하며 600억 원을 투자했고 300명 이상의 지역인력을 채용했다.

대전의 지역상권에서도 허 시장이 목표로 하는 기관 이전을 반기는 분위기다. 

기존 중기부의 인원은 1050명으로 대전 지역 상권에서는 인구유출로 상권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번에 이전을 목표로 하는 기상청은 619명, 한국기상사업기술원 149명, 한국임업진흥원 248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169명 등 모두 1180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