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친환경정책과 관련해 증시 수혜종목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국내증시를 끌어올린 개인투자자 매수세와 더불어 ‘바이든시대’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에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면 증시 호황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바이든시대 2차전지주에 기대 몰려, 외국인 돌아오면 더 갈 가능성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에서 ‘바이든시대’ 수혜가 가장 기대되는 종목은 2차전지 관련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이재선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친환경정책 최대 수혜업종은 2차전지 및 수소·전기차분야”라며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RX2차전지 K-뉴딜지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은 지난해 11월7일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60%가까이 올랐다. 

KRX2차전지 K-뉴딜지수는 2020년 11월9일 3926.06에 거래를 시작해 직전 거래일인 2021년 1월22일 6250.62로 거래 마치며 59.21%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416.50에서 3140.63로 29.97% 올랐다.  

KRX2차전지 K-뉴딜지수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케미칼 등 2차전지 관련기업 10곳 주가로 구성된다. 

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종목의 시가총액 상위 3종목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인데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수 시가총액의 85.65%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지은 지난해 11월7일 이후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이다.

외국인투자자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정(11월7일) 이후 LG화학 주식 1조732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에 LG화학 주가는 72만 원에서 97만5천 원으로 35.42%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451억 원에 그치는 점을 놓고 보면 외국인투자자들이 LG화학을 향해 품은 기대감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삼성SDI의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6235억 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전기차업체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원통형전지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삼성SDI는 원통형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2차전지를 생산할 수 있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SDI 주가는 지난해 11월9일 49만9천 원에 거래를 시작해 올해 1월22일 79만2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58.72% 올랐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SK이노베이션을 놓고 431억 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친환경정책을 추진하는 데 따라 전기차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전기차배터리와 관련해 영업비밀 침해 문제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꼽히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22일 27만8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9일 14만1500원에 거래를 시작했는데 이 기간 동안 96.47%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매수행렬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지만 증시 호황이 계속되기 위해선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더해져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은 외국인 자금 복귀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자금의 규모나 비중이 과거에 비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증시의 방향을 좌우한 것은 외국인 매수세”라고 바라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한다는 서명을 했다.

지난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약 3년6개월 만에 미국은 협약에 복귀하게 됐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한 협약이다. 미국은 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배출량보다 26~28% 감축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