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플로가 음악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팟캐스트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갖추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팟캐스트로 콘텐츠 경쟁력을 차별화하고 수익성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플로 오디오 플랫폼 진화 모색, 팟캐스트로 손 뻗어 차별화

▲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


24일 음원서비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5G시대 커넥티드카(인터넷과 연결된 자동차), 스마트홈 등 시장이 커지면서 오디오 콘텐츠사업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 오디오 콘텐츠로 꼽히는 팟캐스트는 음악 스트리밍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팟캐스트는 인터넷망을 통해 라디오와 같은 오디오방송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기존 라디오와 달리 방송시간에 맞춰 들을 필요가 없다.

플로를 운영하는 SK텔레콤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가 최근 팟캐스트, 오디오북, 뉴스레터 등 음악을 벗어난 오디오 콘텐츠 확대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플로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청취자 고민 해결 프로그램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장항준 감독이 영화 소개와 비하인드를 전달하는 ‘씨네마운틴’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윌라 오디오북과 협업을 통한 도서 콘텐츠를 비롯해 금융경제 뉴스페터 ‘어피티’와 전국 빵집 순례 콘텐츠 ‘빵슐랭 가이드’ 등도 서비스한다.

이런 콘텐츠는 기본 3분 안팎의 짧은 음악서비스보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오디오 광고사업 등으로 연결할 수 있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림어스컴퍼니는 2018년 12월 플로서비스를 내놓은 뒤 공격적 마케팅으로 짧은 기간에 점유율을 크게 늘리며 국내 음원서비스시장 3위에 안착했지만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의 멜론과 KT의 지니뮤직 등 양대산맥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모기업 SK텔레콤 고객에게 플로 이용권을 100원에 판매하는 등 사실상 공짜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2019년 영업손실 267억 원을 냈고 2020년에 들어 적자폭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서비스 초기 마케팅에 힘을 실어 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해둔 만큼 이제 고객들의 플로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오디오 콘텐츠 확대는 이를 위한 전략인 셈이다.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플로에서 음악뿐 아니라 다른 음악 플랫폼에서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해 플로를 더욱 즐겁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서비스 충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목적에서 오디오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1위 음원서비스업체 스포티파이도 팟캐스트 콘텐츠를 늘리고 있느데 스포티파이는 기존의 인기 팟캐스트를 인수해 오리지널화 하는 전략이라면 플로는 팟캐스트뿐 아니라 오디오북, 웹소설, 뉴스레터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 플로에 가장 잘 맞는 콘텐츠가 어떤 것일지 시험을 해보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팟캐스트 등 오디오 콘텐츠는 음악과 달리 플랫폼회사가 자체제작에 나서는 방식으로 콘텐츠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하다. 넷플릭스 등의 사례에서 봐왔듯이 자체제작 콘텐츠는 플랫폼을 차별화할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드림어스컴퍼니도 이미 오디오 콘텐츠 자체제작에 발을 들였다. 드림어스컴퍼니는 밀레니얼세대가 많이 구독하는 팟캐스트인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팀과 함께 콘텐츠 ‘케이팝으로 읽는 MZ 유니버스’ 직접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팟캐스트 등 오디오 콘텐츠는 글로벌 플랫폼사업자, 정보통신(IT)기업 등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분야다.

아마존은 2020년 12월 미국의 인기 팟캐스트기업 ‘원더리’를 인수했다. 애플은 2020년 초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팟캐스트를 찾아주는 스타트업 ‘스카우트FM’을 사들였다.

스포티파이는 일찍이 2019년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기업으로 유명한 ‘김릿미디어’와 세계 팟캐스트 40%가량의 유통을 담당하는 팟캐스트서비스 전문기업 ‘앵커’를 인수했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인수 당시 “라디오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해보면 앞으로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이 듣는 콘텐츠의 20% 이상이 음악 이외 콘텐츠가 될 것이다”며 “스포티파이는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세계 제일의 오디오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