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105층 설계를 50층 규모 3개 동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센터를 105층의 초고층 빌딩 대신 50층 3개 동으로 짓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50층 3개 동으로 바꾸는 쪽으로 가닥

▲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현대차그룹은 105층 1개 동 대신 ‘70층 2개 동’과 ‘50층 3개 동’을 짓는 방안을 놓고 고민했는데 공사일정, 공사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층 3개 동을 짓는 방향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70층 높이로 건물을 올린다해도 공군에 새 레이더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11월 서울시로부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 공군의 레이더가 건물에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레이더 비용을 내기로 국방부와 합의했다.

레이더 비용은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차그룹이 50층으로 건물을 올리게 되면 군의 레이더에 방해되지 않아 새 레이더 비용을 물지 않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105층 건물을 50층 3개 동으로 설계를 변경하면 군 레이더 비용 말고도 공사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100층 이상의 초고층빌딩은 같은 연면적의 50층대 빌딩보다 시공 난도가 크게 높아 공사비가 2배 이상 더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국내 최고층 빌딩이라는 상징성 대신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투자자 유치 등에 난항을 겪었다.

입주환경이나 관리비, 임대료 측면에서 초고층 건물보다 낮은 건물이 유리해 층수를 낮추면 향후 건물 분양 등에서도 수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비즈니센터 설계 변경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05층 규모의 국내 최고층빌딩을 비롯해 숙박업무시설, 전시·컨벤션·공연장 등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건설 등이 시공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