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이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확보한 자금으로 신약 개발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시장 안착에도 힘을 쏟는다.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이사.

▲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이사.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 1분기 안에 국내와 유럽에서 췌장암 치료제의 임상1/2a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자금 3835억 원 가운데 3465억 원을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후보물질의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비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와 췌장암 등의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슷한 사업모델의 회사로 꼽는데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신약 개발역량을 쌓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며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박 대표는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협업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바이오시밀러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 생산 초기투자비를 낮추기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해 세포 배양을 하고 한번 쓰고 버리는 싱글유즈(Single-Use) 방식의 공정을 채택해 원가 경쟁력과 생산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특허기술을 활용하는 차별화된 정제방식과 대체 배양액을 사용하고 원하는 고품질의 항체를 안정적으로 발현하는 세포주를 개발하는 기술 등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유럽 의약품청의 판매허가 심사를 받고 있어 올해 안에 유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인 먼디파마와 알보젠 등과 이미 유럽 판권에 관해 계약을 맺은 만큼 유럽 판매허가를 받고 출시한다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9일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에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밖에 전이성 대장암 및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아바스틴'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도 각각 2022년, 2023년에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18일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가격 경쟁력만 내세워서는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들고 점유율 확보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내놓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는 7번째,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는 5번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7번째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아직 주력사업인 바이오시밀러로도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게다가 개발이 힘든 췌장암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문을 보내는 시선도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췌장암 치료제는 아직 전임상단계에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18일에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바이오시밀러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선행과 후행 여부는 상관이 없다”며 “후발주자도 충분히 수혜를 누릴 수 있고 후발주자들의 초기시장 침투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5년 7월에 창립됐는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츠(MIT) 공과대학교 화학 및 독성학과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미국 바이오메드랩 연구소장, 한국 안전성평가연구소 사업개발부장, 싱가포르 국립과학기술연구소 신약개발센터 전문위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19~20일 기관투자자가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5~26일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2월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유가증권 상장을 주관한다.

증권업계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보유한 바이오시밀러와 항체 치료제의 가치를 감안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기업가치를 최대 2조 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공모희망가액은 2만5천 원에서 3만2천 원 사이로 1534만1640주를 발행해 공모희망가액 기준으로 최소 3835억 원을 모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