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레보비르'의 임상대상을 기존 중등증환자에서 경증환자로까지 확대한다.

레보비르는 B형 간염 치료제로 이미 국내에 출시돼 연간 매출 200억 원 넘게 올리기도 했던 만큼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면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

▲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


11일 부광약품에 따르면 1월 안에 중등증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 시험에 필요한 환자 모집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환자 모집이 완료되면 2~3주 안에 임상2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부광약품이 올해 1분기 안에 레보비르의 조건부판매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광약품은 레보비르의 임상2상 결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경증의 코로나19 환자 치료제로도 확대 개발하기로 했다. 앞서 1월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등증 및 경증의 코로나19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추가 임상을 승인받았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살아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만을 대상으로 유효성 평가를 하기 때문에 치료효능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식약처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2020년 4월 식약처로부터 중등증의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한 레보비르의 임상2상 시험을 승인받은 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약물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기에 안전성은 이미 확인한 만큼 코로나19 치료효능만 입증하면 돼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의 B형간염 치료제로 2006년에 식약처로부터 정식 판매허가를 받은 국내 11호 신약이다.

2007년 출시 첫 해 매출 130억 원을 올렸고 이듬해인 2008년에는 매출 204억 원, 2009년에는 매출 128억 원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레보비르는 2011년 국내에 도입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의 B형간염 치료제에 밀리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레보비르의 연간 매출은 10억 원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레보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판매된다면 부광약품은 사실상 새로운 신약을 개발한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부광약품이 레보비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국내 임상뿐만 아니라 공신력 높은 미국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각국의 보건당국과 협의에 들어갔다. 공식적으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게 되면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레보비르가 연구소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되던 '칼레트라'와 비슷한 수준의 코로나19 억제 정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부광약품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당초 국내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2상에 들어갔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부광약품보다 늦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뛰어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먼저 결과를 내놓으면서 레보비르 임상2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식약처에 조건부판매 허가를 신청했고 대웅제약과 GC녹십자, 종근당도 임상2상을 마치고 결과를 정리하고 있어 조만간 식약처에 조건부판매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부광약품이 이번에 추가로 승인받은 경증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기간은 2021년 2월부터 2022년 3월까지로 돼 있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치료제로서 높은 가치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선도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임상시험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등증 및 경증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기간은 1년으로 계획돼 있지만 임상 평가기간도 10일로 단축되고 환자 모집에 용이한 생활치료센터 등에서도 임상시험을 수행하기로 한 만큼 임상2상 종료시점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