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가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그동안 석탄, 철광석, 곡물 등 드라이 벌크사업에 집중해왔는데 LNG 운송사업의 비중을 키우는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Who] 팬오션 석탄 대신 LNG 운송 눈돌려, 안중호 친환경 탄다

▲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11일 팬오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안 대표는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LNG 운송사업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가 LNG 운송사업에 주목하는 까닭은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탈석탄정책이 두드러짐에 따라 LNG 수요가 늘어나 운송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세계적으로 환경을 강조하는 흐름에 따라 석탄과 석유에 비해 연소 후 배출하는 황산화물과 일산화탄소가 적은 LN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석탄을 가스로 대체하는 연료전환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신흥 아시아 시장에서도 LNG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도 일부 내륙 가스전의 생산 감소에 따라 LNG 수입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세계 LNG 연간수요는 2018년 약 3억2천만 톤에서 2040년 약 7억 톤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팬오션의 운송 비중에서 석탄을 비롯한 드라이 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세계적 친환경기조 속에서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왔다.

팬오션은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운송물량 2337만 톤 가운데 석탄 물동량이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LNG와 원유를 비롯한 웨트벌크가 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에너지회사들과 LNG 운송 관련 계약을 체결하면서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팬오션은 2020년 12월 미국의 에너지회사 쉘과 신조 LNG선 2척을 놓고 7년의 장기대선계약(TC)을 체결하고 같은 달 포르투갈 에너지 종합기업인 GALP와 LNG선 1척을 두고 5년의 장기대선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의 규모는 각각 3억625만 달러(한화 3318억 원), 1억1500만 달러(한화 1256억 원)인데다가 계약 연장 옵션이 붙어 팬오션은 약 10년 동안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안 대표는 장기대선계약을 체결하면서 친환경에너지부문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안 대표는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LNG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며 “드라이 벌크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부문도 강화해 글로벌 리딩 해운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안 대표의 친환경에너지부문 강화 방침에 따라 LNG선뿐만 아니라 LNG벙커링선(해상 연료공급용 선박)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팬오션은 그동안 LNG를 비롯한 웨트벌크의 비중이 적었는데 탈석탄정책과 황산화 배출물 규제 등 세계적 친환경 흐름을 고려해 LNG 관련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 1월부터 선박연료의 황 함유 비중을 낮추도록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도 팬오션의 LNG 관련 사업 확장에 긍정적 시선을 보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석탄 수요가 줄어 중장기적으로 벌크 물동량 감소가 우려되지만 팬오션은 LNG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