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초광대역(UWB) 통신기술의 확대적용에 나선다.

애플은 스마트폰업계에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적용한 선구자다. 향후 스마트홈와 자율주행 자동차 등 애플이 취약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광대역 통신기술 활용을 늘려갈 가능성이 나온다.
 
애플 초광대역 통신기술 개발 선구자, 자율주행 전기차 경쟁력의 무기

▲ 애플 에어태그 예상 디자인. <맥루머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이용한 애플의 위치추적기 에어태그(AirTag) 출시가 머지않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애플이 출시할 신제품 가운데 하나로 에어태그를 꼽았다. IT전문 유튜브채널 프론트페이지테크도 에어태그 예상이미지를 공개하며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여기에 애플 악세서리 제조사 노마드가 최근 에어태그 가죽홀더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사실도 알려졌다.

에어태그는 아이폰 운영체제 iOS13에 관련 코드가 등장하는 등 이전부터 출시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2020년에는 끝내 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에어태그가 출시되면 애플의 초광대역 통신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애플은 2019년 아이폰11에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지원하는 U1칩을 탑재했다. 스마트폰업계에서 처음으로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적용했다.

이후 애플워치6, 아이폰12, 홈팟미니 등에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이용한 U1칩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애플기기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기기 사이 연결성을 높였다.

조만간 애플의 스마트미디어기기인 애플TV에도 초광대역 통신기술이 쓰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T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신제품 애플TV6가 U1칩을 탑재해 시리(Siri) 리모콘 위치 찾기 등에 초광대역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애플은 아직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적용하는 데 신중한 편이다. 애플은 아이패드와 맥, 에어팟 등에 아직 U1칩을 탑재하지 않고 있다. 2020년 말 내놓은 무선헤드폰 에어팟맥스에 U1칩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실제 탑재되지 않았다.

에어팟맥스에 초광대역 통신기술이 적용되면 왼쪽과 오른쪽 헤드셋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소리를 조절하거나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사용자가 향하고 있는 기기로 연결을 자동전환하는 등 여러 쓰임새가 가능하다.

하지만 애플은 에어팟맥스의 2020년 연내 출시를 맞추기 위해 개발 기간이 늘어날 수 있는 초광대역 통신기술 적용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광대역 통신기술이 핵심인 에어태그 역시 2년째 출시가 지연되고 있어 애플이 이 기술을 다루는 데 아직 능숙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다만 초광대역 통신기술은 향후 애플의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2019년 아이폰11에 U1칩을 탑재하며 “향후 이를 활용해 상상도 못할 다양한 신기능을 구현하겠다”고 예고했다.

그 예고의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됐다. 애플은 BMW와 손잡고 초광대역 통신기술을 이용한 자동차 열쇠(카키) 기능을 도입했다. 2021년형 BMW5 시리즈는 U1칩을 탑재한 아이폰으로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 있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초광대역 통신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해 왔는데 이르면 2024년경 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자동차시장에는 거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카키 기능이 보여주듯이 초광대역 통신기술은 IT와 자동차 두 분야를 효과적으로 연동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아이폰 등 애플기기를 자율주행 전기차의 제어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면 기존의 아이폰 사용자들을 손쉽게 애플 전기차 이용자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애플기기가 초광대역 통신기술로 연결된다면 전환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홈분야에서 애플의 초광대역 통신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이폰 외에 현재까지 U1칩을 탑재한 제품은 애플워치를 제외하면 인공지능 스피커인 홈팟미니뿐이기 때문이다.

애플인사이더는 “방에서 아이폰을 감지해 사용자가 방 사이를 이동할 때 자동으로 조명을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며 “애플은 더 많은 제품에 U1칩을 탑재하고 다른 기기와 상호작용하도록 해 이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