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TV패널 생산 중단시점을 놓고 고민이 커진 상황에 놓였다.

LCDTV패널사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예상밖 호조를 보였다. 글로벌 TV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니LEDTV를 올해 새로 내놓고 LCDTV패널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니LEDTV 가세해 LCD 호황, 삼성과 LG디스플레이 중단시점 고심

▲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이미 LCDTV패널사업 철수를 결정했는데 언제까지 생산을 이어나갈지 바쁘게 주판알을 놀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가 ‘네오 QLED’라는 이름으로 미니LED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앞서 ‘QNED’라는 이름으로 미니LEDTV를 선보엿는데 앞으로 치열한 시장 선점 각축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LEDTV는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으로 사용하는 LED 개수가 기존 LCDTV보다 대폭 늘어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LCD패널을 탑재한 LCDTV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격적으로 미니LEDTV 사업을 추진하면 LCD패널 수요가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SCC는 2021년 미니LEDTV 출하량을 400만 대 이상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TV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패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사업계획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이미 LCDTV패널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도 국내 TV용 LCD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의 공격적 LCD 증설로 업계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LCD패널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로부터 사업재편 승인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9월 LCD에서 퀀텀닷(QD)디스플레이로 사업재편을 승인받았고 LG디스플레이도 12월 LCD에서 차세대 올레드(OLED)로 사업재편을 승인받았다.

이들은 애초 2020년 말까지 LCDTV패널사업에서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해를 넘겨서도 LCDTV패널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객사의 요청이 LCD 생산 유지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정 내 여가활동이 늘어 TV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하반기 LCD사업에서 예상 밖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3분기 영업이익 4700억 원을 냈고 4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3분기 영업이익 1600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4분기 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실적 반등에는 LCD사업 호조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고객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니LEDTV를 새로 내놓으면서 LCDTV패널을 계속 공급받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LCDTV패널 생산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생산라인이 TV용 LCD패널 활황세에 힘입어 2021년까지 가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라인 L7, L8 모두 2021년 말까지 연장 생산할 것으로 결정했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LCD 생산 연장기간을 확정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 변화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변수는 LCDTV패널 가격이다. LCDTV패널 가격은 2020년 6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LCD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국 기업이 공급을 늘리면 LCDTV패널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LCD사업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국 CSOT는 이르면 2021년 1분기에 중국 선전 LCD 신규공장 T7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LCDTV패널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가격 하락시기에 LCD사업에서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LCD 가격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3분기 이후 LCD TV패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이후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다시 LCD 생산 중단시기를 저울질 할 가능성이 크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CD패널 가격은 1분기 상승, 2분기 보합, 3분기 이후 하락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패널 업체들의 지속적 설비 증설에 따른 생산확대로 LCD패널 공급과잉률은 3분기 3.2%, 4분기 3.4%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