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들은 올해 전기차시장의 본격 개화기를 맞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전기차 판매를 모빌리티서비스업체로 전환하는 출발선으로 삼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리포트] 1월 기업 동향과 전망-자동차 조선 중공업 철강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선업종은 힘든 시기를 버티며 주요 선종인 LNG선에서 지난해 경쟁력을 확인했는데 올해 친환경 선박의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업체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업에서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2차전지에서 수소 분야로 신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속도를 낸다.

<자동차>

◆ 현대자동차


전기차와 제네시스. 현대차의 올해 기업가치를 가늠할 두 가지 열쇳말이다. 

투싼과 싼타페 등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가 현대차의 현재를 떠받친다면 전기차와 제네시스는 친환경과 브랜드가치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미래 기업가치를 밝히는 요소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2021년 초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 아이오닉 브랜드를 사용하는 첫 차이자 E-GMP를 활용하는 첫 차인 만큼 시장의 기대가 크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1월 준중형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GV70의 국내 판매를 본격화하고 이후에는 GV70과 GV80 등을 앞세워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주요시장에 진출한다.

관건은 품질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기차 코나EV의 배터리 화재사고와 브레이크 결함 논란이 일며 집단소송을 당하는 등 품질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제네시스 역시 GV80 등의 품질 논란이 꾸준히 일고 있다. 전기차와 고급 브랜드로 글로벌시장 확대를 노리는 상황에서 끊이지 않는 품질 논란은 현대차로선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전기차와 제네시스가 품질 논란 없이 도약해야 정의선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스마트 모빌리티서비스 솔루션업체로의 전환도 가시화할 수 있다.

◆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계열사로 꼽힌다.

우선 회사이름에서 ‘자동차(MOTORS)’를 빼고 ‘기아(KIA)’로 새 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엠블럼도 바꾼다. 모빌리티서비스업체로 변화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지난해 코로나19에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중심으로 판매에서 선전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유럽시장 점유율에서 2020년 1~11월 누적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를 제치기도 했다. 

기아차는 올해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내놓고 글로벌 전기차 강자로 도약을 노린다. 

회사이름과 엠블럼 교체, 조잭개편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전략은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기아차에서 모빌리티서비스 솔루션업체 기아로 전환이 원만하게 이뤄질 지 시선이 쏠린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는 2021년 내수판매 10만 대 달성을 노린다. 이는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17년 11월 취임 당시 내걸었던 목표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XM3의 유럽 수출이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어 내수판매 10만 대 달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유럽 수출이 리콜 조치로 XM3 품질에 의구심을 갖게 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타결하지 못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올해 초 원만하게 매듭짓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임단협이 빠르게 마무리돼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아야 10만 대 내수판매를 향해 순항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3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판매 1위와 2위가 현대차와 기아차인 점을 고려하면 르노삼성차는 올해 순위보다는 10만 대 숫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실 2020년도 상반기까지는 XM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0만 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XM3에서 시동 꺼짐현상이 나타나 자발적 리콜조치를 하며 판매량 증가세가 꺾였다.

◆ 한국GM

한국GM은 2021년에 지난 6년간 이어졌던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에게 적자 탈출은 2017년 취임 때부터 설정한 목표이자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한국GM은 흑자전환을 위해 인기가 높아지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올해 국내에서 5종의 쉐보레 브랜드 수입 신차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0년 신차 출시는 3종에 머물렀다.

한국GM은 현재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이쿼녹스-트래버스'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짜두고 있는데 쉐보레의 초대형 SUV 신차 등을 한국에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더욱 촘촘히 짤 수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 판매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SUV 라인업 보강은 내수 판매량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판매까지 회복하면 흑자전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노조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만큼 2021년 파업에 따른 생산 손실 등의 위험성을 줄인 점도 흑자전환에 긍정적 요인이다.

◆ 쌍용자동차

쌍용차이 새 주인을 찾을지 주목된다. 쌍용차의 최대주주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2월 말까지 새 주인을 찾기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하면서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도 함께 신청했다. 자율구조조정 기한 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율구조조정 기한 안에 새 주인을 찾는다면 쌍용차는 올해 본격화될 전기차 시장에서 희망을 끈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쌍용차는 기존 차량에 하이브리드모델이 없어 올해 내놓을 예정인 전기차 E100이 첫 친환경차다

다만 쌍용차는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는 경쟁사와 비교해 전기차 기술력에서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로선 올해 본격 확대될 전기차시장에서 디자인 차별화 등 틈새전략을 써서라도 어떻게든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는다 해도 치열한 친환경차 시장에서 생존기반을 확보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조선 중공업>

◆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매듭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두 회사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사업은 한국조선해양의 조선과 현대오일뱅크 및 현대에너지솔루션 양대 체제에서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의 3대체제로 재편된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중국업체를 제치고 수주잔량 세계1위 조선그룹에 오를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매듭지으면 현대건설기계와 함께 글로벌 건설기계시장 5위업체로 도약한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유럽연합, 한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았다. 한 곳이라도 결합을 허가하지 않으면 인수가 취소될 수 있어 승인받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선주사들의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얽힌 유럽연합의 심사가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를 놓고서도 최대 1조 원 규모의 우발채무와 관련한 협상을 신속하게 끝내야 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에 신음하는 상황에서도 주요 먹거리인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추진선) 수주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을 압도하는 기술 경쟁력을 보여줬다. 2021년에는 LNG선에서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을 더 멀리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새 대표이사에 내정된 정진택 사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이어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측면에선 흑자전환의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셔틀탱커(해양플랜트와 육상 원유 저장기지의 왕복 운항에 특화된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주잔고의 질이 개선됐다.

이에 정진택 사장은 삼성중공업의 흑자전환에 관건으로 꼽히는 재고 드릴십 문제를 풀어내는 데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모두 5기의 드릴십을 재고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자산가치가 하락하며 적자의 주요원인이 됐다.

정 사장이 재고 드릴십의 판매를 포함해 용선계약도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현금 회수방안을 이른 시간 안에 마련해야 삼성중공업의 흑자전환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가스터빈과 풍력발전터빈, 수소연료전지,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가스터빈과 풍력발전터빈이 두산중공업 실적을 이끌 가장 기대되는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가스터빈은 LNG(액화천연가스)발전과 열병합 발전, 복합화력 발전 등에 모두 사용될 수 있어 친환경 발전터빈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가스터빈과 풍력터빈이 주요 먹거리가 되기까지 최소 2년 넘는 실증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산중공업은 복합화력발전이나 수력발전 등의 친환경사업에서 먼저 성과를 내는 데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두산퓨얼셀을 자회사로 둔 만큼 수소사업을 본격화할 기반도 마련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강자다.

이를 통해 수소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노리면서 사업 전망이 밝은 두산퓨얼셀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효과까지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략이 가시화된다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그리고 친환경으로 그룹의 세 번째 변신을 향한 기반을 닦게 된다.

<철강>

◆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은  2021년부터 미래 신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직속 조직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와 물류사업부를 새로 만들었다. 포스코케미칼의 에너지소재본부는 에너지소재사업부로 확대재편했다.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점찍은 기존 2차전지소재사업을 더욱 키우고 수소와 물류사업으로 분야를 넓히는 등 임기 2기체제에서 친환경 신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은 철강사업의 수익성 회복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포스코 철강부문장에 철강 전문가로 꼽히는 김학동 사장을 내정해 그 임무을 맡겼다. 

포스코 철강사업은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는데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원대 중반으로 2018년 영업이익 5조5426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가 고부가제품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철강사업 수익성을 회복해야 신사업에서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