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롯데 유통계열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발을 맞추면서 롯데마트와 롭스의 상생방안을 찾고 있다.

롯데 유통계열들은 700여 곳 유통매장 가운데 30%인 200곳을 정리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롭스 상생 길 찾기 골몰, 강성현 이마트에서 실마리 구하나

▲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31일 롯데마트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강 대표는 롯데마트를 롯데그룹의 다른 매장과 결합한 융합형 점포로 바꿔나갈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롯데마트는 대형할인점의 장점인 신선식품에 주력하고 수익성이 낮은 비식품 매대는 자체 전문점이나 롯데그룹 계열사 매장들로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롯데마트는 이미 일부 매장에서 롭스와 롯데하이마트, 유니클로 등 롯데그룹의 계열사 매장들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강 대표는 12월1일 대표 업무를 시작한 뒤로 일관되게 융합형 점포 전략과 관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17일 롯데그룹의 헬스앤뷰티(H&B) 매장 ‘롭스’를 인수했다.

롭스는 롯데그룹이 2013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헬스앤뷰티(H&B)시장 경쟁에 뛰어들며 설립했는데 CJ올리브영의 영향력을 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영업수지 적자에 빠져있다.

롭스는 2020년 매장 수를 129개에서 104개까지 줄였음에도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어 2021년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롯데마트 내에서 롭스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구체적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마트 자체 화장품 코너 등을 줄이고 대신 롭스 매장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강 대표는 12월23일에는 롯데마트 중계점에 인테리어 및 공구 전문매장을 열기도 했다.

이 역시도 롯데마트의 융합형 점포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온라인 상거래 증가에 따라 비식품 분야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인테리어 등 특정분야의 상품들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인테리어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홈센터 프로젝트는 성장률이 좋지 않은 비식품 분야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됐다”며 “아직은 파일럿 매장이나 향후 전문적 수요까지 충족하는 인테리어 점포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롯데마트의 융합형 점포 전략은 롯데그룹 유통BU가 추진하는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은 2020년 2월 콘퍼런스콜을 통해 3~5년 안에 전국 700여 곳의 마트와 슈퍼, 백화점 가운데 약 200여 곳을 폐점한다는 과감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맞춰 롯데마트는 올해 초 기준 124곳이었던 매장을 연말까지 16곳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50곳까지 폐점 수를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올해에만 14곳의 매장을 폐점했다.

롯데그룹은 콘퍼런스콜에서 융합형 점포를 통해서 상생 구조를 만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융합형 점포란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한 공간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백화점 식품코너를 없애고 롯데마트나 롯데슈퍼가 들어서는 식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패션코너에 롯데백화점의 자체브랜드 매장이 들어설 수 있다.

이런 전략은 이마트의 ‘특화매장’ 전략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마트는 2020년 매장을 리뉴얼해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는 특화매장 전략을 도입해 성과를 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에 집중하면서 공산품 매대를 줄이고 그 자리에 패션, 완구, 가전, 펫 용품 등 이마트의 전문점과 다른 회사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집객효과를 높였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이마트는 코로나19로 유통업계에 한파가 몰아쳤음에도 폐점 없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대표는 12월30일 이마트 성수점을 직접 방문해 건강기능식 전문점 등을 살펴보고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마트 성수점은 이마트 본사가 있는 곳으로 이마트가 신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적용하는 곳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