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내정자가 중국 온라인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온힘을 쏟는다.

김 대표는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를 앞세워 실적 반등의 승부수를 던졌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내정자.

▲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부사장 내정자.


20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중국 온라인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 내정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내 온라인판매 비중을 현재 40%대 수준에서 50%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국 경제전문매체인 전첨망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온라인 내 화장품시장의 규모는 1473억 위안(24조8천억 원)에 이른다.

전체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6.3%에서 2019년 31.5%로 급성장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중국 온라인 화장품시장 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중국 내 유명 왕훙(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많은 구독자를 보유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 등을 활용한 설화수 브랜드 알리기에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마케팅의 성과는 이미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6월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에 설화수 윤조에센스를 출시했는데 중국 왕훙인 웨이야가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최대 2600만 명이 접속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김 내정자는 중국의 성장하는 온라인 화장품시장에서 고급 브랜드인 설화수를 앞세운다면 중국시장 내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8일 설화수의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 2021년 1월1일부터 별도의 사업본부(유닛)를 신설하기로 했다. 설화수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실적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중국 고급 화장품시장이 2019년에만 1518억 위안(25조6천억 원) 규모로 중국 화장품시장의 5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큰 데다 저가 화장품시장은 중국 현지기업의 영향력이 커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설화수를 앞세울 수밖에 없다.

설화수는 LG생활건강의 대표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후’에 못지않게 중국 내 입지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행사 가운데 하나인 광군제 기간 설화수는 럭셔리뷰티부문 5위에 오르며 매출 7억5천만 위안(1260억 원)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광군제 때보다 174% 성장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시장상황에 따라 설화수의 신규 브랜드 출시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중국 내 설화수 라인의 입지가 탄탄하기 때문에 설화수 제품 소개에 좀 더 힘을 실으며 중국 내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뒤 기획혁신실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4년 동안 중국사업을 총괄했다. 중국시장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 아모레퍼시픽그룹 내부에서도 김 내정자를 향한 기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김 내정자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약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세의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사태 이후 중국향 화장품 매출이 급감하며 매년 영업이익이 뒷걸음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2017년 7315억 원, 2018년 5495억 원, 2019년 4982억 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1652억 원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5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