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한 데 힘입어 상장주관 명가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금융당국 제재 및 종합감사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어급 기업공개 주관을 따내는 성과를 내 힘을 내게 됐다.
 
카카오 잡은  KB증권 삼성증권, 김성현 장석훈 상장주관 '빅5' 바라봐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계열사 상장주관을 따낸 KB증권과 삼성증권의 약진으로 기업공개 주관시장이 빅3에서 빅5구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기업공개 주관순위는 주관사가 쌓을 수 있는 실적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대어급 실적에 좌우되는 때가 많은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공모규모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대어급 기업공개로 기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관실적을 앞세워 기업공개 주관시장 빅3로 꼽히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과 상위권 다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KB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KB증권은 11일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함께 카카오뱅크 기업공개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20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비상장주식이 거래되는 장외시장에서는 한때 주당 가격이 18만 원까지 치솟아 시가총액으로 환산한 규모가 40조 원을 웃돌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공모규모 1조 원을 가뿐히 뛰어 넘을 초대어급으로 기대받는 만큼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KB증권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9월 KB증권은 단독으로 카카오페이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내기도 했다. 비록 카카오페이가 11월에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추가하기는 했지만 KB증권으로선 처음으로 대어급 기업공개를 공동대표주관이나 공동주관이 아닌 단독으로 따낸 경험이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주관사 선정 과정을 놓고 기업공개주관시장에서 KB증권의 높아진 위상 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던 이유다.

다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2021년 안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KB증권은 카카오뱅크에 전념하고 카카오페이는 포기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 상장주관사 가운데 유일한 국내증권사로 남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외국계 증권사로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뒀다.

삼성증권으로서는 국내 증권사에 배정되는 물량을 홀로 차지할 수 있게 된 만큼 더 많은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약 10조 원의 기업가치를 지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간편결제를 통해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이를 발판삼아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앞서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 대표주관도 맡은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관수요예측에서 코스닥 사상 최대 경쟁률인 1479대 1을 나타냈다.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에는 증거금 58조5543억 원이 몰리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상장 직후엔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에 도달하는 이른바 ‘따상’에도 성공할 만큼 흥행했다.

삼성증권이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주관을 맡은 만큼 카카오계열사의 기업공개 단골 주관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셈이다.

김성현 사장과 장석훈 사장은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KB증권과 삼성증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어급으로 꼽히는 기업의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 현장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김 사장은 호주 부동산펀드 논란과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처분을 받았고 장 사장은 삼성증권 임직원 부당대출 의혹 관련해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 오르는 등 순탄하지 않은 시기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