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이 교통,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국내외 인프라사업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주력분야인 국내 주택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기업 동향과 전망-건설

▲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석유화학 플랜트시장은 저유가로 발주가 위축됐다.

반면 인프라시장은 사업기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인프라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설사의 기업가치를 가늠해보려면 인프라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GS건설 

호주 인프라시장은 GS건설의 성장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GS건설은 대규모 인프라투자가 예상되는 호주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조8천억 원 규모의 호주 내륙철도사업 수주전에 최근 뛰어들었다. 

이에 앞서 GS건설은 14조 원 규모로 멜버른 북부와 남부를 잇는 도로와 터널을 짓는 호주 노스 이스트 링크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했다.

GS건설은 2018년 호주 인프라시장 진입을 노렸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지속적으로 호주 입성을 시도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10년 동안 교통 인프라에 8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계속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의 인프라부문은 최근 외형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에서 대규모 인프라공사를 따낸다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GS건설 전체 매출 가운데 주택사업 비중이 60%가량을 차지한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플랜트사업도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인프라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GS건설은 4조 원 규모 경기도 구리 한강변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되찾는데도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애초 구리도시공사로부터 한강변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가 공모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공모지침 위반 여부에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시티사업은 앞으로 발주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의 중요한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GS건설로선 구리 한강변 스마트시티 개발사업 소송에 주력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되찾아 스마트시티 실적을 쌓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도시생활에서 발생하는 교통, 환경, 주거, 에너지 인프라 문제  등을 해결하는 도시 형태를 말한다.

◆ 대림산업 

대림산업이 국내외 토목공사 수주 확대를 추진하며 성장동력 확보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기술형입찰 방식의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설계심사에서 경쟁사 컨소시엄을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규모는 3182억 원에 이른다.

기술형입찰은 토목공사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가 발주처에 직접 설계 또는 계획을 제안해 평가받는 방식이다.

대림산업은 건설업계에서 높은 토목공사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토목 기술형입찰 수주가 없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건설공사를 따낸다면 올해 들어 겪은 부진을 털어내는 셈이다.

대림산업은 2622억 원 규모의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토목공사 1공구에도 주관사로서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를 노리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170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도시철도 환승역 공사를 따낸 뒤 한동안 이렇다 할 인프라 수주를 못하다가 10월 필리핀 최초의 수도권 광역고속철도인 마롤로스~클락 철도 프로젝트 2공구에서 3626억 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따냈다

이를 계기로 대림산업은 해외 토목 인프라공사 수주에도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대림산업은 2021년 1월1일 지주회사 디엘과 건설사업부문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한 뒤 디엘에서 석유화학사업부문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업부문의 주력인 주택사업에서 신규분양 물량이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저유가 기조로 플랜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석유화학사업부문 분리 이후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토목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 놓였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경기도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는 하루 400톤 이상의 음식물 폐기물과 하수 찌꺼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르면 12월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는 음식물 폐기물과 하수 찌꺼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년 바이오가스 45만㎥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완공한 뒤 20년 동안 운영하게 된다. 바이오가스사업과 관련한 전반적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경제 전략에 맞춰 현대건설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바이오가스는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10월 '현대건설 2025 전략'을 통해 현대건설의 신사업 방향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바이오가스뿐 아니라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에서도 추가로 사업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신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중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자회사를 통한 바이오사업과 함께 삼성물산의 지속가능한 추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탈석탄 선언'을 내놓으며 신재생에너지사업 확대에 의지를 보였다.

특수목적법인(SPC) 삼성솔라에너지를 설립해 미국 태양광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삼성물산의 신재생에너지 사업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친환경 인프라에 2조 달러(약 2200조 원)를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취임 뒤 4년 동안 태양광패널 500만 개와 풍력발전용 터빈 6만 개를 설치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캐나다에서 대규모 풍력 및 태양광발전단지 시공과 운영 실적이 있다.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경험을 충분히 쌓아둔 것으로 평가된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사업을 확대할 기회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인프라시장이 커지는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10억 달러(1조1100억 원) 규모의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 낙찰자 선정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는 카타르 국영석유기업 카타르페트롤리엄이 2025년까지 LNG 생산량을 40%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를 비롯해 LNG는 기존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부각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의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지연되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확실한 LNG플랜트사업 역량을 통해 해외사업에서 버팀목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우건설이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따낸 2조7천억 원의 해외수주 가운데 2조 원 이상이 LNG플랜트사업인 점을 보면 대우건설의 사업 경쟁력이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 SK건설 

SK건설은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 건설사로 꼽힌다.

미국의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차별화를 통해 연료전지시장에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머물지 않고 SK건설은 두산중공업, LS일렉트릭, 반오드, 얀데눌 등 국내외 관련 기업과 손잡고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사업 강화에 팔을 걷었다. 
 
그린뉴딜정책에 따라 풍력발전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는 2025년까지 국비 9조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11조3천억 원이 투자된다.

SK건설은 후발주자로서 풍력발전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방식을 꺼내들었다.

SK건설이 개발에 나선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은 해저면에 기초를 세우지 않고 먼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부표처럼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육지나 근해보다 빠른 풍속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풍력발전보다 효율이 높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낸 2020년도 풍력시장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은 올해 100MW 규모에서 2030년 최대 13.6GW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건설은 친환경정책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SK그룹의 차원의 확대전략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연료전지사업을 중심으로, 베트남에서는 태양광발전사업 발굴에 나서는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강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