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다이소가 배송서비스를 내놓으며 유통업계의 비대면 온라인 배송서비스 흐름에 동참했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그동안 온라인서비스 도입을 망설여왔으나 유통업계 큰 흐름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등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 불황 이겼지만 코로나19에는 손들어, 온라인 배송서비스 동참

▲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4일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12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다이소 매장에 시범도입한 온라인 배송서비스를 향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성다이소는 자체 물류인프라를 이용하지 않고 배달대행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전국 1350곳의 다이소 매장 가운데 약 460곳이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매장이다.

다이소의 배송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은 다이소의 배달앱 '샵다이소'에서 매장을 선택한 뒤 앱에서 쇼핑을 하면 배달대행업체가 상품을 배달해 준다.

상황에 맞게 당일배송, 일반배송, 매장수령 방식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으며 당일배송과 일반배송은 별도의 배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현재 시범운영에 들어간 13곳 매장은 모두 거점 직영매장이지만 사업성이 입증되고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이를 다른 직영점이나 가맹점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온라인 배송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주저해왔다.

마진을 최소화한 아성다이소 사업구조상 배달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수익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성다이소가 판매하는 상품들을 살펴보면 1천 원에서 5천 원 사이 가격대 상품이 대부분인데 특히 1~2천 원대 상품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배송서비스를 도입한다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대폭 줄어듦에 따라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높아졌고 사업전략을 일부 수정한 결정을 내렸다.

아성다이소는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아 올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수가 줄어들었다”며 “지난해 임금 인상과 일본 불매 운동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 코로나19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 아성다이소 상품기획을 강화해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짰다. 하반기 디즈니와 제휴한 캐릭터 상품이 히트를 치며 가족단위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고 방문객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11월부터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하고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강화하자 다시 방문객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박 회장은 당초 내년부터 굵직한 사업계획을 추진하려 했으나 온라인 배송서비스의 도입시기를 계획보다 앞당겼다.

박 회장은 그동안 싸고 가성비 좋은 상품을 판매해 불황을 이겨내는 전략을 펴왔다.

이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 박 회장은 아시아와 미주, 유럽을 직접 발로 뛰며 아성다이소의 히트상품들을 찾아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성다이소는 국내에 없는 저렴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 성공해왔다.

아성다이소는 유통업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2019년에도 매출 2조2천 원을 내며 불황에 더 잘나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사업구조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2500억 원을 들인 부산 물류센터 투자를 감안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아성다이소의 사업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유통업계는 올해 아성다이소가 매출 2조 원대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규모는 연말 집계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