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회사는 성실교섭 응해야, 현대차 눈치봐서는 안 돼"

▲ 최종태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가운데)을 비롯한 금속노조 기아차지회장 등 노조원들이 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해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기아차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성실교섭을 요구했다.

기아차 노조는 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최종태 지부장과 금속노조 5개 기아차지회 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해태 규탄 및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파업 2주차에 돌입하고 있으나 사측 경영진은 양재동 최고경영진의 눈치만 보며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노사관계 파국의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밝히며 사측에 성실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내외적 어려움을 고려해 2020년 임단협을 대화로 원만히 풀기 위해 힘썼지만 현대차 경영진이 기아차 단체교섭에 개입하면서 노사관계가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경영실적이 좋아졌지만 사측이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핑계로 기존보다 후퇴한 단체협약을 제시하는 등 단체교섭을 파행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노조는 “노조의 파업을 유도하고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사측 경영진에 유감을 표하며 현대차 경영진이 기아차 단체교섭에 개입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현대차 경영진의 꼭두각시 역할로 일관하는 기아차 경영진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향한 요구사항도 내놓았다.

노조는 “정의선 회장은 계열사별 자율교섭권을 보장하고 미래 발전적 노사관계 구축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정 회장이 2020년 임단협의 핵심인 미래 전동화시대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직접 결단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조는 더 이상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측이 교섭을 지속 회피하며 성실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파업으로 당당하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