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계기로 3개월여 남은 임기 동안 발전소 현장의 부실한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이번 사망사고의 원인을 남동발전의 안전 부주의에서 찾고 있어 유 사장은 임기 막바지가 편치 않다.
 
남동발전 사망사고에 안전 보강 매달려, 유향열 임기 막바지 편치않아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


3일 남동발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치권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남동발전의 안전관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유 사장의 임기 막바지 최대 과제는 안전시설 보강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1월28일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는 하청노동자가 혼자 석탄회(석탄 연소 후 잔류물)를 차에 싣는 작업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4미터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성만, 이규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망사고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들은 “위험하고 불안한 업무를 화물기사에게 전가하는 등 원청회사와 하청회사가 안전을 위한 공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책임을 약자에게 떠넘기는 전형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류호정,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2일 사망한 화물차 노동자의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동발전의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유가족과 함께 연일 남동발전의 안전 부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3일에는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유 사장은 위험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을 다시 점검해 안전시설을 한층 보강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사고 한건이 기업에 미치는 충격과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막대한지 직접 눈으로 보아왔다”며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이념 아래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번 사고로 무색해지게 됐다.

게다가 이번 사고로 남동발전의 지능형 추락 방지시스템 운용의 허점도 드러났다.

남동발전은 앞서 8월 노동자의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지능형 추락 방지시스템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능형 추락 방지시스템은 높은 곳에 있는 작업구역에서 안전고리를 연결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빨간색 LED램프로 경고신호를 보내고 감독자에게도 이러한 같은 정보를 전달해 노동자에게 안전고리연결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남동발전은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도 운전자가 차량 상부로 이동할 수 있는 고정식 계단과 이동통로가 설치돼 있고 안전고리 등의 안전설비를 만들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남동발전의 설명에도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는 사고현장의 안전난간은 손으로 잡아 흔들릴 정도 출렁이고 안전난간 높이는 무릎까지라 턱없이 낮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1일 각 하청회사에 ‘석탄회 반출 차량 안전시설 점검 및 보강계획’을 요청했다.

사망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고 현장 환경과 안전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협력사의 의견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는 남동발전의 의견 요청이 하루 만에 답변을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어 형식적으로 의견을 받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남동발전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시 한번 현장을 면밀히 점검해 사고예방을 위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의 임기는 2021년 2월12일까지다.

1984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아주사업처 사업운영팀장과 해외사업운영처장, 해외부사장을 지냈다. 2018년 2월부터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