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방탄소년단(BTS)과 후속 가수들의 흥행을 바탕으로 주가 거품 논란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까?

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방탄소년단이 흥행 연타를 날리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탄소년단 엔하이픈 흥행 질주, 빅히트 '주가 거품' 부담 덜어내나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최신 정규앨범 BE(Deluxe Edition)는 11월20일 발매된 뒤 열흘 만인 30일 기준으로 230만 장 이상 팔렸다.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은 1일 기준으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 1위에, BE 앨범 자체는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1위에 나란히 올랐다. 

같은 주에 빌보드 핫100과 빌보드200 선두에 모두 오른 가수는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방탄소년단 둘뿐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핫100 1위에 오른 노래 3곡에 발표 또는 참여했다는 영예도 안게 됐다. 라이프 고즈 온 이외에 다른 2곡은 8월 다이너마이트와 10월 새비지러브 리믹스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내년 1월31일에 열리는 미국 음악시상식 그래미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되면서 해를 넘어가는 흥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신규앨범은 600만 장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앨범 소비자가격이 2월 앨범의 2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4분기 앨범 판매량과 단가가 함께 상승하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다른 아티스트들도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실적 호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인 보이그룹 엔하이픈은 11월30일 데뷔한 지 이틀 만에 앨범 판매량이 10만 장을 넘어섰다. 사전에 주문된 30만 장까지 고려하면 전체 판매량은 50만 장을 넘어설 수도 있다.  

엔하이픈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해외 팬덤을 공략할 유망주로도 꼽힌다. 멤버를 선정한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의 시청률은 낮았지만 관련 영상이 해외 팬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10월에 음반을 내놓았던 다른 아티스트들도 비교적 좋은 판매량을 보였다.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세븐틴은 100만 장,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30만 장을 넘어섰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방탄소년단과 다른 가수들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앨범 판매량의 수준이 올랐다”며 “방탄소년단의 후광효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이익이 급증하기에도 충분한 구조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이런 방탄소년단의 흥행을 근거 삼아 증권업계는 대체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상승여력을 갖췄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이 4분기에 내놓은 앨범 2개의 초동 매출만 쳐도 1천억 원 이상이다”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 시장추정치(컨센서스)는 너무 낮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오버행 문제에 발목을 거듭 잡힐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오버행은 시장에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주식을 말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사들은 주식 435만 주를 쥐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매물로 소화된 물량은 178만 주다. 257만 주가 아직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에서 중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벤처캐피탈과 관련된 오버행 이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에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