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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

윤종규의 KB금융 ESG경영 성과,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설 자리 없애다

공준호 기자
2020-11-18   /  13:41:43
KB금융지주 노조 추천의 사외이사 선임이 사실상 무산됐다.

노조 측은 ESG경영 전문가 필요성을 들어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인다.
 
윤종규의 KB금융 ESG경영 성과,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설 자리 없애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18일 KB금융지주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20일 열리는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노조 측 추천인사인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선임안 통과는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우리사주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장기적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KB금융지주 지분 9.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밖에 JP모건(6.40%), 싱가포르 투자청(2.47%)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가 KB금융지주 지분 6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경영 불안정 등을 이유로 노조의 경영 참여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더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도 KB금융지주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우리사주조합은 11월9일 약 676억 원을 들여 지분율을 1.34%에서 1.73%으로 늘렸지만 사외이사 선임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KB노조협의회와 우리사주조합이 한 목소리를 내왔고 우리사주조합장이 노조위원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도를 놓고 사실상 노조 추천 이사제 추진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노조 추천 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경영적 의사결정에 노동조합 등 직원의 이익을 반영한다는 의미를 지니지만 현재까지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된 사례는 국내기업 가운데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 

근로자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이 8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면서 KB금융지주에서 최초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선임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은 사실상 무산됐다.

KB노조협의회는 앞서 2017년 11월과 2018년 3월에도 각각 하승수 변호사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등 진보적 인사를 주주제안 형식으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두 번 모두 주주총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졌던 2017년에도 찬성률은 17.8%에 그쳤다.

20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외이사 선임안건 찬성률은 이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높다.

17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한 직후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 겸 노조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주총회에서 다수 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게 맞다"면서도 "이번 시도에 그치지 않고 주주제안 등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의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지속해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국민연금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에게 ESG전문가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9월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교수와 류영재 대표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하며 이사회에 ESG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10월 반대의사를 밝히며 "이사회는 3월 이미 업계 최초로 ESG위원회를 지배구조 전문가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식견을 겸비한 이사 전원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측이 말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선우석호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다. 선우 교수는 감사원 자문위원과 한국재무학회 회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장 등을 지냈다.

최근 KB금융지주가 국내외 평가기관으로부터 ESG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무늬만 ESG경영이 되지 않으려면 ESG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우리사주조합 측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국내외 영향력있는 의결권 자문사들이 KB금융그룹의 ESG성과를 확인해주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추진하는 ESG경영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윤 회장은 3월 이사회 전원이 참여하는 ESG위원회를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ESG경영에 힘을 쏟아왔다.

8월에는 2030년까지 그룹의 탄소배출량을 2017년보다 25% 감축하고 현재 약 20조 원 규모인 ESG 관련 상품·투자·대출을 50조 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KB 그린웨이 2030’을 발표했다. 9월에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 결과 KB금융지주는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DJSI)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평가 등 국내외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특정 이력 뿐 아니라 종합적 평가를 거쳐 선임된다"며 "KB금융그룹이 이뤄낸 ESG 관련 성과들을 봤을 때 ESG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우리사주조합 측 주장이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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