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언제 대선판 뛰어드나, 방역과 경제 들고 지지율 놓고 저울질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부산시 진구 개금골목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음 대통령선거후보 경쟁에 언제 본격적으로 뛰어들까?

정 총리의 최근 발언과 움직임을 놓고 내년 초에는 총리에서 물러나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아직 대중적 지지가 높지 않은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2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총리가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내년 2~3월경이 결단을 내릴 적기라는 시선이 많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대선에 도전하려면 당헌에 따라 내년 3월에 당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 만큼 4월에 있을 재보궐선거에서 대선주자급들의 역할과 맞물려 이때부터는 사실상 대선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총리가 민주당의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크게 뒤처지기 때문에 당장은 총리로서 경제와 방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위해 애쓰면서 정치적 존재감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10일 광주·전남KBS 특별대밤에 출연해 다음 대선에 도전할 것인지와 관련해 “내년 3월경에는 어떤 말을 할 시점이 다가올 걸로 보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때 가서 보자”고 대답했다.

앞으로 있을 개각 일정도 정 총리의 움직임과 그 시기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10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열린 취임 300일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개각과 관련해 “개각은 작게 두 차례 나눠서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개각시점과 관련해서는 “연말 또는 연초가 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가변적인 것이니 상황을 봐야겠지만 그보다 빠를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정 총리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예산안 법정처리시한 이후인 12월 초에 한 차례 개각이 이뤄지고 내년 초에 개각이 마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국회 통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등 변수를 만들지 않고 예산안이 처리된 다음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각이 문재인 정부를 마무리하기 위한 내각을 구성하고 보궐선거에 출마할 장관 등도 고려하는 것인 만큼 내년 초 개각에서는 정 총리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정 총리로서는 대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적 성과의 마무리에 더욱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정 총리는 국정경험을 비롯해 당내 지지세력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그에 걸맞는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내세울 만한 가시적 성과가 절실하다.

한국의 방역과 경제상황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모범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정 총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총리 임기 시작과 함께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시작되면서 직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방역 대응에 역량을 기울였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K-방역’으로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데 정 총리의 역할을 부정하기 어렵다.

경제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주요국 가운데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4분기에는 경제성장률 반등까지 예상된다.

정 총리가 최근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도 엿보인다.

11월 들어서만 7일에 포항, 11일에 부산을 방문하는 등 연이어 영남권을 방문했다. 포항에서는 스스로 ‘포항의 사위’라고 강조하는 등 영남권 끌어안기에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1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윤 총장은 가족과 측근이 수사를 받는 중이니 자숙하셨으면 하고 추 장관은 점잖고 냉정하면서 절제된 언어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정치현안에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정 총리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조 바이든 당선인은 품격있는 정치인이고 안정감도 있고 경륜이 풍부하고 또 포용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분으로 그런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도 매우 클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일각에서 경륜이 풍부하고 안정감이 있다는 부분을 정 총리의 강점으로 연결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