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코로나19 장기화에 신입사원 채용을 미루고 경상경비를 감소하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내년까지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직원 휴업 등 고강도의 비용 감축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GKL 코로나19에 허리띠 졸라매, 인력감축 없이 위기 넘기 안간힘

▲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12일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따르면 올해 계획했던 신입사원 채용을 모두 내년으로 연기했다. 

애초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원래 올해 100명에서 200명 사이 수준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미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신입사원을 채용해왔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70명 안팎, 2018년에는 150명, 2019년에는 58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체험형 인턴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많게는 400명, 적게는 230명 규모로 운영해왔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80명을 선발하는 데 그쳤다. 

신입사원 채용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해마다 포함돼있기 때문에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면 내년도에 받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비용 감소를 위해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유명 배우를 내세워 진행하던 광고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각종 복지혜택 등을 줄이고 사업 검토를 진행해 불필요한 비용을 감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50억 원가량의 경비를 줄였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개발을 두고 여행 및 관광업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시점은 빨라야 2021년 하반기로 보이는 만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카지노사업의 영업환경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122억 원, 영업손실 58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56.7% 줄고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2005년 그랜드코리아레저가 문을 연 뒤 사상 첫 적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규모가 다소 줄지만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그랜드코라이레저의 비용 감소 노력에도 아직 부족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나온다.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이나 교대휴업 등의 고강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3분기에 매출 347억 원을 거뒀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으로 모두 656억 원을 쓰면서 영업손실 309억 원을 봤다. 

전체 비용 656억 원 가운데 급여와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직원과 관련된 지출은 427억 원으로 비중으로는 65%에 이른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임직원 수는 3분기 기준으로 1890명으로 집계됐다. 

그랜드코리아레저와 같은 레저 공기업인 강원랜드와 한국마사회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휴업 등을 단행한 바 있다.

강원랜드와 코로나19로 카지노사업장이 문을 닫자 직원 2천 여명의 휴업을 진행했다.

마사회는 경마를 진행하지 못하자 주3일씩 교대로 직원들이 휴업에 들어갔다가 일부 관중을 받아 경마가 재개되자 직원들의 교대 휴업일을 줄여 교대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인력 감축이나 휴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사업 타당성 검토 등을 통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