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코로나19로 움츠렸던 투자활동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룹의 핵심 신성장부문인 2차전지소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만큼 앞으로 비철강부문에서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 투자에 나설지 시선이 몰린다.
 
[오늘Who] 포스코 투자 기지개, 최정우 곡물과 에너지도 투자 늘리나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차전지소재 공장 증설에 투자하면서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완성차시장에서 가파른 전기차 성장으로 고객사들의 소재업체 평가에서 생산능력(케파)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2차전지소재시장에서 선제적 증설이 곧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포스코케미칼은 6일 양극재 광양고장 증설 등 시설투자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대주주인 포스코도 5400억 원 가량을 출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이 코로나19로 철강사업에서 손실을 봤지만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자마자 신성장부문에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다.

최 회장은 2018년 취임한 뒤로 포스코그룹 사업을 크게 철강부문과 비철강부문, 신성장부문으로 재편했다.

비철강부문에서 대표적 신사업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곡물사업과 포스코에너지의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등이 꼽힌다.

신성장부문은 전기차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2차전지 소재부문을 중심으로 한 소재사업으로 포스코케미칼과 포스코케미칼의 관계사인 피엠씨텍 등이 포함된다.

철강사업은 그동안 포스코의 수익 창출원으로 투자자금줄 역할을 해왔지만 2분기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1085억 원을 보면서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3분기 다시 별도기준 영업이익 2619억 원을 내 흑자로 돌아서면서 최 회장이 비철강 및 신성장 부문을 키우기 위해 투자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포스코는 연결기준으로 모두 4조7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철강사업 유지보수를 위한 투자 3조3천억 원을 제외하고 이번 2차전지사업을 제외해도 9천억 원 안팎의 추가적 투자를 할 수 있다.

비철강부문에서 차세대 신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곡물사업과 에너지사업이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9년 2월 우크라이나 물류회사 오렉심으로부터 현지 곡물터미널 운영권의 75%를 사들이면서 곡물사업에 진출해 올해 10월 사료용 밀을 처음 국내에 수입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앞으로 팜오일 등 곡물사업과 관련해 추가적 투자를 통해 농장-가공-물류 인프라에 이르는 식량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곡물사업은 최 회장이 2018년 내놓은 100대 개혁과제에 포함됐을 뿐 아니라 기업시민 경영이념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시민은 기업의 경제활동이 이윤 창출에서 그치지 않고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인데 곡물사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성장을 넘어 한국의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문에서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과 관련한 투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는 애초 3월부터 광양 LNG터미널을 위해 36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1억2300만 원을 투자한 데 그치고 있다.

최 회장은 2019년 말에 국내외 가스인프라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운송과 저장에 해당하는 미드스트림사업을 포스코에너지에 넘기면서 에너지사업 구조를 재편해 효율성을 강화할 준비를 마쳤다.

최 회장으로서는 2030년까지 비철강 및 신성장부문에서 포스코 수익의 60%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비철강사업의 신사업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최 회장은 2018년 ‘100대 개혁과제’를 통해 2030년 포스코의 철강·비철강·신사업 부문의 수익비중을 각각 40%, 40%, 20%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기준으로 철강부문 비중이 34%, 비철강부문이 62%, 신성장부문이 2% 수준으로 나타났다.

2분기 코로나19로 철강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보면서 철강부문 비중이 쪼그라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비철강부문과 신성장부문을 키워 수익 다각화를 이어갈 필요성이 크다. 

실제로 2019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철강부문 비중이 68%, 비철강부문 비중이 29.8%, 신성장부문이 2% 수준에 그친다.

신성장부문의 핵심인 2차전지소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만큼 비철강부문의 신사업에도 앞으로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의 신성장부문은 피엠씨텍 등 대부분 소재사업으로 2차전지 소재가 핵심인 만큼 이번 투자를 통해 대부분의 증설계획에 맞춘 투자는 이뤄진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신성장동력인 2차전지소재부문이 핵심인 만큼 이번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앞으로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