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NH금융 우리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는 3분기 증권사를 둔 덕분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비은행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리금융지주도 깜짝실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3곳 모두 실적과 달리 걱정이 늘어날 수도 있다.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받고 있는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몸살이 계속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분기기준 사상최대 순이익을을 냈음에도 옵티머스펀드에 연루돼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열려있다.

우리은행은 채용비리 관련 뒷수습을 놓고 질타를 받은 데 이어 라임펀드와 관련해 은행장, 부행장 이름이 로비대상으로 지목된 것만으로도 진위 여부를 떠나 살얼음판에 놓여 있다.

◆ 하나금융지주, 연말 실적 기대감 껑충

- 하나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깜짝실적 이어갔다. 3분기 순이익 7601억 원을 냈는데 시장추정치 6395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했다.

- 깜짝실적과 함께 눈여겨 볼 대목은 자본 적정성이 개선된 점이다. 바젤Ⅲ를 아직 도입하지 않았음에도 BIS자기자본비율 등이 올라 해외사업 확대, 디지털 전환, 비은행부문 강화 등을 위한 실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보험회사 매물이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나금융지주도 생명보험사 매물이 나오면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떠오른다.

- 하나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에서 비은행부문 계열사 비중이 31.3%로 늘었는데 이런 기조는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비은행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등의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반면 지성규 행장은 4분기 실적 만회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하나은행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넘게 줄었는데 이는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을 쌓은 탓이기도 하다. 이는 주요 지주 은행들 모두에 공통적 사안이나 지 행장도 연임을 바라보는 상황인 만큼 올해 마지막 실적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

-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관련 몸살이 계속되고 있다. 판매한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판매 관련해 여러 의혹이 불거진 뒤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지를 놓고도 고심이 크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투자와 연계해 안전한 상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NH농협금융지주, NH투자증권에 웃고 울고

- NH농협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와 4위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상반기 순이익에서 우리금융지주를 대폭 앞질렀는데 3분기에도 비은행부문의 선전으로 순위를 더욱 굳혔다. 포트폴리오의 힘인데 특히 NH투자증권이 3분기 순이익 2397억 원을 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보인 영향이 컸다.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캐피탈, NH아문디자산운용, NH저축은행 등도 비은행부문 실적에 힘을 보탰다.

- NH투자증권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회사 크래프톤 상장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기업가치가 20조 원에서 40조 원으로 평가받는 내년 기업공개 초특급 대어인 만큼 NH투자증권이 상장주관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앞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농협 국정감사에서까지 관련 문제로 집중적 추궁을 받았는데 연루된 정치권 인사를 향한 수사가 이어지면 NH투자증권에도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0월 국감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 시절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으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부각돼 이 전 부총리로부터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판매와 관련해 청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 우리금융그룹, 행장 부행장 로비설로 불씨 안아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 디지털 집무실을 마련하고 디지털혁신을 직접 챙기고 나선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손 회장이 ‘생존문제’라고까지 언급한 디지털 전환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체계부터 그룹 내 계열사들의 디지털부서를 한 곳으로 모은 만큼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에서 한발 앞선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우리은행 채용비리 관련한 논란이 국정감사 이후에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채용비리로 부정입사한 직원들의 채용 취소, 관련 담당자 처벌 등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인데 우리은행은 부정입사자 채용취소를 놓고 법률검토를 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광수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관련해 대법원 유죄가 확정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는데 이 전 행장이 ‘원피앤에스’라는 우리은행 행우회가 운영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점이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 라임사태 핵심으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우리은행장, 부행장을 대상으로 로비를 했다고 말한 점도 손태승 회장으로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라임펀드 100% 손실 배상안을 받아들이며 논란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고 봤으나 손 회장이 라임펀드 판매 당시 은행장을 맡았던 만큼 불씨를 안게 된 셈이다. 우리은행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보도자료 내놓고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밝혀 로비설과 관련한 수사와 법적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