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4대 금융지주의 반열에 확실히 설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순이익 순위에서 4위를 굳히는 것은 물론 하나금융지주가 차지한 3위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NH농협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 반열에 확실히, 김광수 비은행 더 강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8년 취임했을 때부터 은행 중심의 이자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해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는데 앞으로 이런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계열사인 NH농협은행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대손충당적립금을 늘리면서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비은행 계열사들이 이를 만회하고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은행의 이자이익에 치우쳐있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은행과 비은행 사이 균형을 맞추도록 재편해야 한다”며 “사업영역별 특성에 맞춰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은 자산이익률 중심의 사업전략을, 보험은 장기가치, 증권 자산운용 리츠운용 벤처투자는 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NH농협금융지주도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체질 개선과제를 중점적으로 관리해 지속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3분기에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보이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순이익 순위 4위를 지켰다.

NH농협금융지주는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550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 38.8% 증가했다.

농업지원사업비를 고려하면 순이익 규모는 더 커진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법에 따라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가 농업중앙회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한 순이익은 6255억 원에 이른다.

금융지주별 3분기 순이익은 KB금융지주 1조666억 원, 신한금융지주 1조1447억 원, 하나금융지주 7601억 원, 우리금융지주 4798억 원 등이다.

KB금융지주는 24.1%, 신한금융지주는 16.6%, 하나금융지주는 3.2% 늘었다. 우리금융지주는 1.28% 줄었다.

NH농협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보인 데는 김 회장의 비은행 강화가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NH농협금융지주가 거둔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부문의 비율은 27.2%다. 2019년 3분기(17.7%)보다 10%포인트 가량 올랐다.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로 증권위탁중개수수료 등 수익이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은 3분기에 순이익 2397억 원을 거두며 분기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3분기 NH농협금융지주의 누적 비이자이익 가운데 수수료이익은 1조21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1% 늘었다.

보험계열사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NH농협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 49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6.4% 늘었다. 

NH농협생명은 3분기 동안 순이익 643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 동안보다 160.3% 증가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순이익이 2분기 연속으로 우리금융지주를 앞서면서 김 회장은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차지한 3위도 본격적으로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자산규모보다 순이익이 적어 5대 금융지주 말석에 머물렀는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증가에 힘입어 4위 자리에 안착한 만큼 3위 다툼도 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3분기 연결기준 NH농협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 474조8천억 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444조1800억 원, 우리금융지주는 380조8천억 원이다.

금융지주의 순위 경쟁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과 간담회 등 공식 행사 등에서 지주회장의 의전서열 등에 영향을 미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