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 KTH 대표이사 사장이 모바일커머스의 장점을 TV로 들고와 ‘K쇼핑’을 차별화하는 데 절치부심하고 있다.

K쇼핑은 국내 T커머스 선발주자로 시장 1위를 지켜왔는데 올해 SK텔레콤의 SK스토아, 신세계TV쇼핑 등의 맹렬한 추격에 역전당해 매출 순위 3위로 내려앉은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KTH T커머스 1등 내줘, 이필재 모바일과 접목 K쇼핑 차별화 절치부심

▲ 이필재 KTH 대표이사 사장.


1일 T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쇼핑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미리 녹화한 방송을 인터넷TV와 모바일채널 등을 통해 송출해 상품을 판매하는 T커머스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 호황으로 T커머스기업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전통적 홈쇼핑사업자들도 T커머스 채널을 개설하면서 현재 국내 T커머스 채널 수(10개)는 홈쇼핑 채널(7개)을 앞지르고 있다.

이 사장은 이런 시장 상황에서 기존 K쇼핑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잡아두고 새로운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요즘 대세인 ‘모바일’의 특성을 TV방송에 접목하는 전략을 내걸었다.

모바일채널 자체에 힘을 쏟는 경쟁사들과 사뭇 다른 행보다.

KTH 관계자는 “T커머스사업이 기본적으로 TV를 바탕으로 하는 데다 여전히 K쇼핑 매출의 70~80%가량이 방송에서 나오기 때문에 TV방송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T커머스가 전통적 TV홈쇼핑과 달랐던 점은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번 ‘TV MCN' 플랫폼 개설로 이를 한 단계 더 확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KTH는 최근 K쇼핑 TV방송 화면 위쪽에 인터넷쇼핑몰처럼 분야별 판매방송 콘텐츠를 모아둔 ‘TV MCN’ 채널들을 배치했다. 'TV MCN'은 K쇼핑이 새롭게 내놓은 다중채널 상품 판매 방송서비스로 쇼호스트가 아닌 분야별 전문가와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를 중심에 뒀다.

K쇼핑은 현재 호주 관광청과 협업해 호주 상품을 판매하는 ‘호주직구’, 반려동물용품을 파는 ‘슈퍼펫’, 패션명품관 ‘럭스에비뉴’, 밀키트 등 식품을 파는 ‘플레이팅 클래스’, 프로야구 관련 상품을 파는 ‘KT위즈’ 등을 TV MCN 채널로 제공하고 있다.

KTH에 따르면 TV MCN 메뉴를 도입한 지 한 달여 만에 K쇼핑 방송을 틀어 리모컨 조작을 하는 고객들의 절반가량이 TV MCN을 선택해 보고 있다. 

KTH 관계자는 “TV MCN은 기술적으로는 무한대의 특화 숍을 형성할 수 있는 구조”라며 “지금은 5개의 숍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확대해갈 계획이고 쇼핑 트렌드와 이용자들의 선호에 따라 숍의 형태와 종류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KTH는 2012년 시장에 진출한 국내 T커머스업계 선발주자다.

하지만 이 사장은 T커머스사업에서 SK텔레콤의 SK스토아, 신세계TV쇼핑 등의 맹렬한 추격에 쉽지 않은 취임 첫 해를 보내고 있다.

K쇼핑은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쇼핑 호황에 매출이 늘었는데도 경쟁사들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업계에서 매출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2020년 2분기 기준 SK스토아는 매출 643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내며 업계 1위를 보였다. 신세계TV쇼핑도 같은 기간 매출 576억 원, 영업이익 59억 원을 거둬 분기 기준 매출 500억 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반면 K쇼핑은 2분기 매출 518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냈다. T커머스업계 ‘빅3’ 가운데 3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KTH 전체 매출에서 K쇼핑 등 커머스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2%에 이른다. ICJ사업부문 매출비중은 23.8%, 콘텐츠사업부문 매출비중은 12%다.

K쇼핑이 주력사업인 만큼 K쇼핑의 경쟁력 강화를 두고 이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3월 KTH 대표이사에 올랐다. 인하대학교 조선공학과와 미국 선더버드 경영학 대학원을 졸업했고 KT에서 마케팅전략본부장, 미디어사업본부장, 기가사업본부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다.

이 사장은 KTH 대표 취임사에서 “고객중심 사업을 통해 K쇼핑의 ‘넘버원’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