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주식교환을 통해 네이버와 전략적 동맹을 맺으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네이버쇼핑의 배송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네이버와 제휴를 통해 늘어날 물량을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택배노동자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처우 위해 단가 인상 절실, 네이버가 구세주 되나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27일 증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류인력과 분류설비 확충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려면 택배단가를 올려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소비가 증가하면서 택배물동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2020년 CJ대한통운의 택배물동량이 2019년보다 26.8%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택배노동자의 잇따른 과로사에 분류인력 4천 명을 늘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물류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분류인력을 늘리는데 매년 최소 550억 원의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결정하면서 택배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택배분류시설과 인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와 CJ대한통운이 협력해 꾸려나갈 풀필먼트(일괄 물류대행)서비스 규모는 대폭 커질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늘어나는 물동량에 대비하기 위해 2022년까지 서브터미널 100곳에 소형상품 전용 분류장비인 멀티포인트(MP)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분류설비와 인력충원을 하면서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택배단가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택배물동량은 2020년 16억5천만 박스에서 2021년 18억 박스로 약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스당 30원의 단가만 인상하더라도 늘어나는 제반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양 연구원은 “이번에 발생한 비용증가 문제는 택배노동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택배단가를 인상하더라도 사회적 저항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2016년부터 진행해 온 해외 인수합병으로 당좌비율이 80%대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는 다소 약해져 있다. 따라서 증권업계의 지적처럼 택배단가 인상을 통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영을 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택배단가 인상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네이버와 제휴를 통해 택배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택배단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앞으로 설비투자와 분류인력 증원에 따른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를 두고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