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영업이익 1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최 사장은 취임 첫 해 투자금융과 리테일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사업다각화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현대차증권 영업이익 1천억시대 열어, 최병철 다각화 탄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27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최 사장은 대체투자 등 기존 강점이던 투자금융부문은 물론 리테일부문에서도 대폭 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더해 재무건전성,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회사의 장기적 체질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544억 원, 순이익 406억 원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세 분기만에 누적순이익 1284억 원을 달성하며 2019년 역대 최고 연간 영업이익 기록인 826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3분기 투자금융과 리테일실적 부문에서 현대차증권은 모두 역대 최고실적을 냈다. 특히 리테일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16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은 6월 해외주식 거래서비스 내놓고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을 모았다.

대부분 중소형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거래 서비스만 제공해왔는데 현대차증권은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며 '서학개미'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취임 직후부터 사업다각화를 강조해온 최 대표가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7월 말과 비교해 8월과 9월에 각각 58.7%, 257.5% 급증하며 리테일부문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고객 자산은 각각 135.4%, 263% 늘어났다.

현대차증권은 2021년 3월 중국과 홍콩 주식매매서비스를 열고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기업공개시장에서 약진도 기대된다.

현대차증권은 1월 조직의 효율성 및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자본시장팀을 자본시장실로 승격하며 기업공개부문을 강화했다. 

이후 11월23일 코스피 상장이 예정된 명신산업의 공동주관사 맡으며 3년 만에 상장주관시장에 복귀했다. 명신산업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기업공개를 통해 맺어진 관계가 향후 투자금융 등 사업에서도 이어질 수 있어 최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1987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이후 자동차업계에 몸을 담아온 만큼 전문성과 인맥 등을 폭넓게 활용한다면 대형증권사 위주인 상장주관시장에서 현대차증권이 틈새시장 공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 밖에 최 대표는 올해 ESG 총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ESG 협의회를 구축하는 등 장기적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14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ESG 평가에서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증권사 가운데 최고 통합등급인 A를 획득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데 올해 사업 다각화 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성과를 보여줬다. 최 대표는 현대차그룹 재경본부장 부사장 출신으로 30년 이상 재무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2019년 12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최 대표를 선임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적극적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을 통해 현대차증권 경쟁력을 강화할 적임자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8월 현대차증권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안정'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발채무 및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 관리 기조도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차증권의 우발채무 비중은 67.4%로 업계 평균인 77%를 밑도는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이 최근 문제가 불거졌던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부실펀드와 엮이지 않은 점도 최 대표의 위기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대차증권은 상반기 자기자본 1조 원대 증권사 반열에 올라 추후 신용등급 상향도 기대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다각화를 지속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투자금융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지속해서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향후 디지털혁신을 통한 고객서비스 강화에도 초점을 맞춰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