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3일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라는 과거 유산 때문에 친환경차에서 성장기회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물적 혹은 인적 분할을 통해 내연기관부문과 친환경부문을 분리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에서 내연기관과 친환경차 분리 검토해야”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 연구원은 내연기관사업을 KT의 시내전화사업에 비교하며 내연기관과 친환경차부문의 분리를 제안했다.

그는 “과거 유산에 묶인 회사의 기업가치 확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KT가 잘 보여준다”며 “만약 10년 전 KT가 KTF와 합병하면서 시내전화사업부를 분리했다면 현재의 극단적 저평가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미래사업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꼽았다.

최 연구원은 “여전히 스마트 모빌리티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비전은 모호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MECA(메카) 투자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의 분할과 합병 등을 추진한다면 투자자 동의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미래사업비전을 더욱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메카는 모빌리티(M)와 전동화(E), 커넥티비티(C), 자율주행(A)의 약자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힘주어 추진하는 미래사업으로 평가된다.

최 연구원은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한 지배구조 개편은 단순히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해소, 지배력 강화라는 목적에만 그치지 말고 그룹 전체의 일보전진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며 “현대차그룹은 메카를 통해 얼마든지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길이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추천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발생한 대규모 품질비용은 지배구조 변화 관점에서 보면 분할과 합병 등을 추진하기 전에 과거 문제를 털고 가려는 회사의 의지로 해석된다”며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합병이 포함되면 주식매수 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주가 관리는 매우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