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0팬에디션(FE)으로 유럽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유럽에서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지만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기업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화웨이 대신 중국기업 누가 와도 유럽 스마트폰 1위 지킨다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갤럭시S20팬에디션을 앞세워 유럽시장 주도권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은 현재 유럽에서 5G모델과 4G모델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5G모델만 나왔다.

삼성전자는 아직 유럽에서 5G통신을 제공하지 않는 국가가 꽤 있고 5G통신 제공범위도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10월 기준 유럽에서 모든 이동통신사가 5G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영국과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페인 등 4곳에 불과하다. 영국에서는 인구의 30%만 5G통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4G모델에서 갤럭시S20팬에디션의 강점인 ‘저렴한 프리미엄’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유럽에서 갤럭시S20팬에디션 4G모델 출고가격은 기본 659유로(769달러)로 5G모델보다 100유로가량 싸다.

특히 이전 갤럭시S20 시리즈와 비교하면 가격차이가 더 난다. 갤럭시S20 시리즈의 기본모델인 갤럭시S20은 899유로에 출시됐다. 

갤럭시S20팬에디션과 갤럭시S20이 고사양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65를 탑재하고 120Hz 주사율 등 여러 부분에서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20팬에디션의 가격 경쟁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IT매체 안드로이드어소리티는 “가장 낮은 등급의 갤럭시S20 기기도 갤럭시S20팬에디션보다 300달러 더 비싸다”며 “갤럭시S20팬에디션은 올해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당한 선택(Goldilocks)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의 흥행은 삼성전자가 유럽 스마트폰 주도권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2분기 기준 유럽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35%를 차지하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애플(17%), 3위 화웨이(16%)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아 스마트폰사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안심할 수만은 없다.

샤오미(13%)와 오포(5%) 등 중국 스마트폰기업이 유럽에서 화웨이를 대체할 새로운 경쟁기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아 화웨이와 달리 스마트폰 생산이나 소프트웨어 적용 등에 문제될 일이 없다.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의 유럽시장 공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화웨이 대신 중국기업 누가 와도 유럽 스마트폰 1위 지킨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0팬에디션.


IT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중국 비보는 29일 영국 등 유럽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X51 5G’를 출시하기로 했다. X51 5G는 비보가 유럽을 겨냥해 내놓는 첫 제품으로 알려졌다.

비보는 삼성전자, 화웨이, 애플, 샤오미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7~8%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에서는 샤오미, 삼성전자와 함께 점유율 3위 안에 든다.

삼성전자로서는 유럽시장에서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경쟁자를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아직은 비보보다 삼성전자의 우세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X51 5G는 갤럭시S20팬에디션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과 비교해 성능이 떨어지는 ‘스냅드래곤765’를 탑재했으면서도 기본가격이 749파운드(110만 원가량)로 훨씬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IT매체 겟투텍스트는 “비보의 X51 5G는 매우 흥미로운 중급 스마트폰”이라면서도 “그러나 800유로 수준의 가격은 너무 높다”고 바라봤다.

폰아레나 댓글을 보면 “중급 하드웨어에 비해 매우 비싼 가격”이라며 “삼성전자 갤럭시S20팬에디션이나 샤오미 미10·미10프로가 훨씬 나은 사양을 갖추고 있다”는 소비자 평가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