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해외자원 개발 투자사업의 실적이 저조해 국민들의 가스요금 부담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가스공사가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169억 달러(약 19조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의원 이주환 "가스공사 해외손실로 국민 가스요금 부담 늘어"

▲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가스공사는 현재 13개 나라에서 25개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가스공사가 회수한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5천억 원)에 그쳐 회수율은 23.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투자 손실액만 42억400달러(약 4조7천억 원)에 이른다. 

이 의원은 가스공사가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투자한 비용보다 배당수익이 적어 도시가스 요금을 통해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금액이 늘고 있다고 봤다.

가스공사는 오만, 카타르, 예멘, 호주 GLNG, 호주 프렐류드, 인도네시아 등 6개 해외 가스전에서 일부 지분을 취득해 발생하는 이익을 도시가스 비용에 반영하고 있다.

사업 투자비를 도시가스 요금에 반영하고 이 사업에서 배당수익이 발생하면 도시가스 요금에서 차감하는 것이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는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배당수익금으로 10년 동안 모두 가구당 1만2672원의 가스요금이 인하됐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최근 5년 동안에는 오히려 투자비용이 배당수익금보다 많아 소비자들이 가스요금에 반영된 투자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해외사업 투자비용 984억 원이 가스요금에 반영됐으며 2017년에는 683억 원, 2018년에는 755억 원, 2019년에는 891억 원, 올해는 755억 원 등 5년 동안 모두 4068억 원이 가스요금에 반영됐다.

한 가구당 해외사업 투자비용 부담액은 2016년 1344원에서 2017년 1001원, 2018년 1027원, 2019년 1119원, 올해 971원 등으로 집계됐다.

가스요금에 해외사업 투자비용으로 한 가구마다 5년 동안 모두 5462원을 부담한 것이다. 

이 의원은 6개 해외사업 가운데 오만과 카타르를 제외하고 예멘,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서 최근 5년 동안 수익이 나지 않고 있어 앞으로 배당수익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가스공사가 해외자원 개발 등의 명목으로 국내외 법인과 자회사에 빌려준 대여금이 36억6607만 달러(약 4조191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 동안에는 모두 5억1325만 달러(약 5867억 원)을 대여했지만 이 가운데 25.1%인 1억2896만 달러(약 1474억 원)를 회수하는 데 그쳤다. 

연간 평균 회수금이 294억 원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빌려준 대여금 4조1910억 원을 모두 상환하는데 142년이 걸리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하는 현지 법인 등에 지원 목적으로 대여금의 상당 부분이 지급됐지만 실적 악화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며 “자원개발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둬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국민들이 가스요금 폭탄을 맞게 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와 함께 도시가스 요금 인하효과를 거두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