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LG화학,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의 산업부 규제특례 승인받아

▲ 현대글로비스, LG화학, 굿바이카가 산업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 특례를 승인받은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의 개념도.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LG화학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의 실증기회를 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2020년도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 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 샌드박스(규제특례) 적용을 신청한 안건들 가운데 10건을 승인했다.

10건 가운데 3건이 전기차에 탑재된 뒤 폐기된 배터리를 활용한 사업의 실증이다. 규제특례 심의위원회는 이 사업들에 2년 동안의 실증 특례를 부여했다.

현대글로비스와 LG화학은 전기택시회사 KST모빌리티와 함께 전기차배터리 대여 및 재활용사업의 실증 특례를 받았다. 전기택시는 일반차량보다 주행거리가 길어 2~3년 안에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만큼 배터리 대여사업모델에 적합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자체보유한 배터리를 KST모빌리티에 대여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LG화학은 자체 보유한 폐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를 급속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작하는 실증을 수행한다.

산업부는 “배터리 대여회사가 배터리를 수요처에 빌려준 뒤 사용된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 급속충전용 에너지저장장치를 다시 만드는 등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자체보유한 폐배터리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설비와 연계한 에너지저장장치 컨테이너의 실증을 진행한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가공한 뒤 결합해 더 큰 용량의 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폐차 스타트업 굿바이카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폐배터리를 사들여 작은 용량으로 분해한 뒤 캠핑용 배터리(파워뱅크)로 활용하는 사업의 실증 특례를 받았다.

굿바이카는 캠핑장에서 냉난방 및 요리 등에 필요한 소규모 배터리의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저렴한 파워뱅크를 보급하는 사업을 실증한다.

현재 전국 지자체가 폐배터리를 200여개 보관하고 있으며 2029년에는 폐배터리 배출량이 8만여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대상으로 폐차할 때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폐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재사용 가치나 성능 및 안전성의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환경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이 폐배터리의 가치를 산정하고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만든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와 관련한 사업실적(트렉레코드)이 없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사업은 배터리, 자동차, 서비스회사 사이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한 사례”라며 “연대와 협력의 산업전략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지속가능한 경제를 향한 요구가 증대되는 만큼 앞으로도 샌드박스의 역할이 막중하다”며 “경제 및 사회구조의 대전환에 대비한 규제문제의 해결을 위해 샌드박스도 온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