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이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했다. 

퀄컴 AP 못지않은 성능을 보여줌으로써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인엽 삼성전자 새 자체 AP 성능 높여, 중저가 스마트폰 확대의 무기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15일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8나노급 중저가 AP 엑시노스980의 후속작으로 5나노급 AP 엑시노스1080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다. 

엑시노스1080은 퀄컴의 최고 사양 AP 스냅드래곤865와 겨룰만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IT매체 기즈모차이나는 엑시노스1080을 탑재한 시험기기가 연산성능 수치화(벤치마크) 플랫폼 안투투(AnTuTu)에서 스냅드래곤865 탑재기기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AP는 퀄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엑시노스980과 비슷한 시기 개발된 고급형 AP 엑시노스990은 스냅드래곤865보다 연산성능 대비 전력효율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인엽 사장은 더 발전된 반도체 공정을 바탕으로 외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삼성전자와 퀄컴 AP의 성능격차 논란을 해소하는 데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1080은 영국 반도체기업 ARM의 최신 설계자산 ‘코어텍스-A78’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990의 후속작 엑시노스2100도 마찬가지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990까지만 해도 AP에서 가장 중요한 중앙처리장치(CPU)에 ARM의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개발한 자체적 설계자산 ‘몽구스’를 적용해 왔다. 

하지만 몽구스를 탑재한 삼성전자 AP는 퀄컴 제품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강 사장은 2019년 10월 몽구스 개발팀을 해체하고 ARM 설계자산을 큰 변경 없이 채택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성능을 대폭 개선한 AP를 통해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자 커뮤니티 XDA디벨로퍼는 “2021년 엑시노스1080을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폰은 현재의 중저가 제품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샘모바일은 “엑시노스1080은 더 나은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보일 것”이라며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는 엑시노스1080을 활용한 최초의 기기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사양 경쟁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을 계기로 중저가 제품군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6종 가운데 4종이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이 가운데 갤럭시S20플러스를 제외한 갤럭시A51, 갤럭시A10s, 갤럭시A20s 등은 모두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여겨졌던 5G스마트폰도 중저가로 가는 추세라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졌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1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5G스마트폰 가운데 43%가 400달러 이하 가격대였다”며 “5G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2019년 800달러에서 올해 6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