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뭐라고 KB국민은행이 그렇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끝나고 당장 KB국민은행장하고 통화를 해보겠다. 뭘 얼마나 이익이 난다고 저렇게까지 나오는지 (모르겠다). 개선됐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남아 있다면 황당하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 리브모바일(리브M)을 두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국감 도마 위에 오른 KB국민은행 리브M, '혁신금융' 의문에 부담 크다

▲ KB국민은행은 2019년 10월 리브모바일(리브M)을 선보였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판매를 사실상 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등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의 부가조건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대답이다.

은 위원장의 발언은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하는 주체인 금융위원회 수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해 보인다. 혁신금융서비스의 목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KB국민은행의 리브M은 수익을 노린 사업이 아니다.

금융과 통신을 결합해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소년 등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의 데이터를 모아 본업인 금융사업에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특히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리브M을 출시하며 “통신에서는 이익을 내지 않고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드리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은 위원장의 발언은 야속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이 야심차게 선보인 리브M이 곧 출시 1년을 맞는다.

그러나 1년 동안 안팎에서 치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성과는 없는데 잡음만 무성하다.

여기에다 혁신금융서비스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지원해야 할 금융위원장이 ‘그거 해서 뭐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면서 KB국민은행으로선 참 힘이 빠진다. 혁신금융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그냥 이자 장사를 하지 누가 혁신금융을 하느냐는 자조도 나올 법하다.

은 위원장의 발언이 다소 경솔하고 부적절한 측면이 있긴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판할 수도 없다. 리브M이 1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사업이 된 데에는 KB국민은행의 책임이 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내부 구성원들조차도 리브M의 목적과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우리가 스마트폰까지 팔아야 하냐’는 직원들의 인식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냥 흘려듣기도 어렵다.

결국 생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따른 부담,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성과를 직접 수치로 증명해야 과제는 직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이 던진 출사표는 거창했다.

KB금융은 리브M을 선보이며 금융과 통신의 융합으로 진정한 혁신금융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리브M은 그 정체성을 살리지도 그렇다고 가입자 수를 크게 늘리지도 못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프다. 1년 동안 10만 명도 채우지 못했다. 당초 목표로 제시한 100만 명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KB국민은행은 소비자들이 리브M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를 가격을 제외하고는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낮은 가격을 내세우는 데에만 집중하면서 방향조차 잃은 모양새다.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요금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정작 ‘알맹이’는 빠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앞으로는 사업 확대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감에서 은성수 위원장이 알아보고 조치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KB국민은행이 추구하는 알뜰폰사업이 결국 가입자 수가 늘어나야 의미도 지닌다는 데 있다. 허 행장도 지난해 의미가 있으려면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은 돼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본 적용기간 2년에 연장하면 최대 4년 동안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아선 앞으로 3년이 더 주어진다 해도 마땅한 해법이 없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