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성 GS리테일 플랫폼BU장 사장이 편의점업계의 ‘퀵커머스’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갈 방도를 찾고 있다.

1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조 사장은 전국 1만5천여 곳에 이르는 편의점 GS25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고객들의 생활반경 안에서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해 퀵커머스 경쟁자인 배달플랫폼 및 편의점기업들보다 앞서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달앱이 편의점도 위협, 조윤성 GS25 도보배달 빠르게 늘려 대응

▲ 조윤성 GS리테일 플랫폼BU장.


퀵커머스란 빠른 이커머스라는 뜻으로 주로 5천 원대 상품을 1시간 안에 신속히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GS리테일이 내놓은 일반인 전용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 멤버인 '우친'의 숫자는 2020년 10월 첫째 주 기준으로 2만8천 명을 넘겼다. 우친은 GS25 배달서비스를 대행해주고 1천 원에서 5천 원 사이 배달수수료를 받는다.

GS리테일이 8월 말에 우친 숫자를 5300명, 9월 중순에는 1만8천 명이라고 밝혔던 것을 고려한다면 우친은 보름마다 1만 명씩 늘어나고 있다.

이는 퀵커머스시장 최대 경쟁사이면서 배달플랫폼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의 배달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정규직 배민라이더가 3천여 명, 일반인 회원인 배민커넥트가 2천여 명으로 모두 5천여 명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숫자다.

GS리테일은 우친 확보를 위해서 9월 한 달 동안 배달수수료에 1천 원을 추가로 주는 프로모션까지 진행했다.

조 사장은 이를 통해 아직 태동기에 있는 퀵커머스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서비스 규모에서 압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퀵커머스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9월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퀵커머스서비스 '요마트'를 내놓은데 이어 편의점 CU는 10월 도보배달 대행기업과 손잡고 GS25와 비슷한 근거리 배달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요기요와 손잡고 시범 도입했던 배달서비스를 전체 가맹점으로 확대적용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조 사장은 GS25 퀵커머스서비스를 경쟁사보다 빠르게 올해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GS편의점이 편의점업계에서 가장 많은 전국 1만5천 곳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런 전략을 추진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리동네딜리버리 출시 이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서비스 적용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우친 서비스를 통해 배달이 완료된 주문건수는 우리동네딜리버리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 8월 마지막 주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

조 사장이 이처럼 신규서비스를 도입하는데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이커머스의 오프라인시장 침투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을 넘어 편의점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이커머스기업의 도전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을 쳤다.

이커머스기업의 도전은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만 그치지 않고 편의점업계에도 손을 뻗고 있다. 특히 2019년 8월 '배달의민족'이 서울에 B마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편의점업계는 퀵커머스시장의 주도권을 위협받고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로부터 B마트 매출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B마트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1년 사이 매출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한국편의점주협의회의 자료를 분석해보니 같은 기간 서울지역 편의점 매장들의 배달주문 매출은 평균 48%가량 줄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아직 편의점부문 전체 매출에 타격을 준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다른 유통업계처럼 편의점업계에서도 결국 배달서비스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경쟁자가 늘면 일시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퀵커머스시장 가능성이 큰 만큼 선의의 경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퀵커머스시장은 약 614조3692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온라인화와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유통업계 흐름에 발맞춰 편의점과 슈퍼, H&B스토어를 포함하는 플랫폼BU를 설립하고 GS25를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조윤성 GS편의점 대표를 BU장에 선임했다.

GS25는 2019년 20년 만에 편의점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조 대표는 GS25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플랫폼의 접점을 늘려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